들어가면서
수다방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내려놓고 나와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목포에는 많은 맛집이 있지만 내가 점심으로 선택한 곳은 바로 콩국수집이었다.
목포까지 와서 무슨 콩국수냐고 물을테지만 나의 소울푸드 중 하나가 콩국수다. 내가 가려고 하는 콩국수집은 이미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다녀온 사람들의 리뷰를 믿고 가보기로 했다.
목포 유달콩물
내가 향한 곳은 목포역 인근에 있는 유달콩물이라는 식당이었다. 수다방 게스트하우스와 거리가 가까워서 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이 유달콩물이라는 식당이다.
간판에서부터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간판 위에는 우리콩으로 콩물을 만들었다고 나와 있었다.
나는 식당에 들어가서 메뉴를 봤다. 나는 메뉴를 볼 필요도 없이 콩국수였지만 그래도 다른 음식이 있는지 살폈다. 콩국수 외에도 비빔밥, 육회비빔밥, 돌솥비빕밥, 된장찌개, 순두부, 청국장 등이 있었다. 우리콩으로 만들었다는 콩물도 따로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콩국수 보통을 주문했다. 곱빼기도 있었다.
식당 내부는 위와 같았다.
물과 반찬은 셀프였다. 반찬에는 갓김치, 고추장아찌, 열무 물김치, 배추김치, 깍두기 등이 있었다.
나는 간단하게 갓김치, 열무 물김치, 깍두기, 배추김치, 고추 장아찌를 가져왔다.
우선 갓김치는 겨자맛이 나면서 톡 쏘고 칼칼했다. 고추 장아찌는 매운 것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달았다. 이게 은근히 콩국수와 어울려서 더 가져다 먹었다.
한쪽 벽에는 KBS <김영철의 동네한바퀴>에 나온 캡쳐영상이 있었다.
콩국수
드디어 콩국수가 나왔다. 우선 비주얼만 보면 콩물 색깔이 진해보였다. 일반 식당에서 파는 콩국수의 경우 콩물 색깔이 하얀데 비해 이 콩국수는 약간 어두웠다.
본격적으로 콩국수를 먹었다. 먼저 콩물을 마셔봤다. 확실히 진했다. 물을 최대한 적게 넣어 삶은 콩을 갈은 것 같았다.
또한 콩의 삶기 정도가 느껴졌는데 약간 쿰쿰한 맛이 나는 게 콩을 오래 삶은 것 같았다. 흔히 콩국수를 하기 위해 콩을 삶을 때 너무 오래 삶으면 비린내가 난다며 15분 안쪽으로 삶으라고 한다. 하지만 이 콩물은 30분 이상 콩을 푹 삶은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색깔도 어둡고 진한 맛이 난 것이다.
옆에는 소금통과 설탕통이 있었는데 먼저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 다음에 먹었다. 소금을 넣으니 콩의 고소한 맛이 살면서 콩국수가 맛있어졌다.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면이다. 일반 식당에서는 시중에 파는 소면을 사다가 쓰는데 여기에 사용된 소면은 특별했다. 왜냐하면 면발이 너무 쫄깃했기 때문이다. 마치 떡이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쫄깃했다.
진하고 고소한 콩물과 쫄깃한 면발이 환상의 조합이었다. 거기에 아까 가져온 김치와 함께 먹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 정도 먹은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서 먹어봤다. 위 사진에 보이는 것이 설탕통인데 설탕 인심이 후했다. 호남지방에서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먹는다는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설탕을 넣어먹는 것은 처음이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간을 보면서 설탕을 넣었다. 너무 많이 넣어 달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적당히 설탕을 넣고 콩국수를 먹었는데 마치 두유에 국수를 말아먹는 듯한 느낌이 났다. 예전에 마산에서 콩국이라는 음식을 먹은 적이 있는데 딱 그 느낌이었다.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나는 국물 한 방울까지 깔끔하게 드링킹을 하고 나서 10,000원을 계산 한 뒤에 유달콩물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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