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망월동 묘지와 전남대를 둘러보고 나자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일단 나는 숙소로 왔다. 내가 머물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객실에는 추가 투숙객이 없었다. 나는 일단 나가자고 생각했다. 배고파서 점점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광주에 왔으니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지만 나홀로 여행 중이니 혼밥할 수 있는 음식의 가짓수가 별로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 <사장님 귀는 당나귀귀>에서 김병현이 방문한 나주식당이라는 곳이 생각났다. 순대국 국밥 식당이었다.
광주까지 와서 순대국을 먹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나는 순대국을 좋아하기 때문에 상관 없었다.
나주식당은 게스트하우스에서 가까운 대인시장 안에 위치해 있었다. 나는 여행을 계획하면서 잘 됐다고 생각하고 이곳에 가기로 계획했었다. 나는 숙소에서 나와 대인시장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가까웠다.
광주 대인시장
광주 대인시장의 규모는 꽤 컸다. 일반 전통시장보다 점포들이 있는 골목길이 몇 개나 더 있었다.
지도 어플을 보면서 찾아갔다. 그러자 위와 같은 대인시장 국밥거리가 나왔다.
국밥거리라는 말처럼 여러 국밥집이 줄지어 있었다. 끝쪽에 내가 찾던 나주식당이 있었다. 이미 유명세 때문인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나는 아쉽지만 웨이팅을 하지 않고 옆에 다른 식당에 가기로 했다.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판단이 옳았다.
그렇게 나는 바로 옆에 있는 영광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광식당 순대국 국밥
영광식당은 규모가 은근히 컸다. 식당을 2개나 사용하고 있었다. 다만 나주식당에 비해 손님 수가 적었다.
나는 나홀로 손님이었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혼밥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벽에는 국밥을 맛있게 먹는 법이라며 위, 아래로 잘 섞기, 새우젓으로 간 맞추기라는 팁을 안내하고 있었다.
메뉴를 봤다. 순대국 국밥은 물론 새끼보, 막창, 종합 모듬 고기, 머리고기 등이 있었다.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양이나 가격이 부담스러웠다. 그냥 국밥 보통을 주문했다. 가격은 7,000원이었다.
아까 가려고 했던 나주식당의 국밥 보통은 8,000원이었다.
먼저 밑반찬들이 깔렸다. 배추김치, 깍두기는 물론 새우젓, 청양고추, 양파, 고추, 쌈장이 나왔다. 그리고 순대 등을 찍어먹기 위한 초장이 나왔다. 호남지방에서는 순대를 초장에 찍어먹는다고 하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식당은 좌식 테이블과 일반 테이블이 같이 있는 구조였다.
국밥은 약 5분 정도가 지나서 나왔다.
순대국에 빠질 수 없는 부추가 국밥 위에 많이 올려진 상태로 나왔다. 나는 부추를 좋아하기 때문에 보기만 해도 좋았다.
숟가락으로 건더기를 들어봤다. 돼지고기가 뚝배기에 넘칠 정도로 많이 들어 있었다. 심지어는 아직 밥도 말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뚝배기가 꽉 찼다.
돼지고기와 함께 보인 것은 콩나물이었다. 콩나물로 인해 양이 많아 보이는 측면도 있었다.
나는 양념장과 새우젓을 넣어 간을 맞췄다. 밥을 말기 전에 고기부터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고기 등 건더기부터 건져 먹었다. 쌈장과 초장에 찍어서 먹기도 했다.
너무 맛있었는데 고기가 너무 많이 먹어도 먹어도 양이 줄지 않았다. 김병현이 <당나귀귀>에 나와 어마어마한 양을 자랑하는 국밥을 먹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영광식당의 국밥 역시 그 정도로 양이 많았다. 또한 가격은 1,000원 저렴하니 이곳 영광식당에 온 것이 나한테는 더 좋은 선택이었다.
고기가 전반적으로 부드러웠다. 돼지 비린내도 그렇게 많이 나지 않았다. 요즘 들깨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들깨가루를 별로 넣지 않아 좀 아쉽긴 했다.
순대 서비스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바로 순대 서비스였다. 이곳에서는 2인 이상 손님의 경우 순대와 부속고기를 배가 터질 정도로 서비스로 제공한다. 하지만 나는 혼밥을 하는 손님이다보니 순대 서비스가 없었다. 혼밥이라서 서러운 것은 광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블로그를 보니 나주식당도 같은 상황인 것 같았다. 배가 터지더라도 순대 서비스를 먹어보고 싶었다. 심지어는 옆 테이블에 남녀 2인 손님이 순대 서비스를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긴 것을 보고 더욱 아쉬운 감정이 밀려왔다.
다음엔 꼭 누군가와 와서 순대 서비스를 먹겠노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이곳은 전통시장 내 식당이지만 카드 결제가 가능했다. 그래서 맛있게 국밥을 먹고 카드 결제를 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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