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나의 소울푸드 중 하나가 순대국이다. 처음 순대국을 접할 당시 비릿한 돼지 냄새에 고생을 했지만 먹다 보니 나한테 아주 잘 맞는 음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설렁탕이나 갈비탕처럼 소고기를 베이스로 한 국밥 역시 좋아하지만 돼지고기를 베이스로 한 순대국이나 돼지국밥을 더 선호한다. 소고기는 구워먹어야 제맛이다.
그래서 밖에서 밥을 먹을 때 혼자인 경우 간단하고 빨리 식사를 끝내기 위해 순대국밥집을 찾는 경우가 많다. 혹은 걸어다니며 곳곳에 위치한 순대국밥집을 스캔하면서 나중에 방문하여 식사할 곳을 마음 속에 찜하기도 한다.
연신내는 대표적인 서울 서북부의 번화가이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많은 사람들 만큼이나 많은 음식점들이 존재한다. 나는 연신내 골목을 돌아다니던 중에 눈에 띄는 순대국집을 발견했다. 미르 순대국이란 식당이었다. 미르는 용의 순우리말이기에 건물 겉면에 용 장식이 되어 있었다. 보통 국밥집이 2층에 있는 경우가 적은데 미르 순대국집은 2층에 위치해 있었다. 한 번 들어가 순대국을 맛보기로 했다.
미르 순대국
미르 순대국집은 연신내역 6번, 7번 출구로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나온다. 도로변 건물 2층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창문에 용 장식이 되어있어 눈에 확 띈다.
식당 내부 공간은 생각했던 것보다 컸다. 일반적인 순대국 식당의 이미지와 달리 깔끔한 느낌이었다. 테이블 수도 꽤 되었다. 창가 쪽에는 밖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테이블도 있었다. 1인 혼식을 하기에 좋아 보였다.
심지어 흡연실도 비치되어 있었다. 2층이라는 구조 때문에 흡연 손님을 위한 배려 같았다.
메뉴에는 기본 사골순대국, 뼈해장국을 비롯해 오징어순대, 수육, 모듬 순대, 뼈전골 등이 보였다. 오징어순대가 끌렸으나 이날은 처음 방문한 날이기도 하고 혼자 가서 식사를 했기 때문에 우선 사골순대국부터 맛을 보자고 생각했다. 사골순대국을 주문했다. 밑에 보니 순대나 고기만으로 주문이 가능하다고 해서 나는 고기만 넣어달라고 했다.
밑반찬으로 깍두기, 배추김치, 양파 장아찌가 나왔고 옆에 새우젓과 고추양념이 비치되어 있었다. 또한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가 있어 종지 그릇에 덜었다.
10분 정도가 지나 밥과 순대국이 나왔다. 밥은 잡곡밥이었고 순대국은 들깨가루를 얹어 팔팔 끓는 상태였다.
사골순대국이란 이름처럼 국물이 진하고 맛있었다. 돼지 잡내가 거의 나지 않았다. 6,000원 순대국 치고는 고기 양도 많았다. 고기를 소스에 찍어 먹으며 밥을 말아 순대국을 먹었다. 밑반찬들도 맛있었어 나중에 리필해서 먹었다.
순대국을 다 먹고 계산을 하는데 사장님께서 밝은 표정으로 잘 먹었냐고 하시면서 사탕 하나를 줬다. 사장님은 식사하는 도중에도 이따금씩 오셔서 부족한 것은 없는지 친절하게 살폈다. 순대국 한 그릇만 먹는 게 미안할 지경이었다. 혼자 식사하는 손님에게도 이렇게 친절한 사장님은 경험해보지 못했다.
계산을 하고 기쁜 마음으로 식당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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