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숯불갈비는 한국인에게 최고의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다. 달달한 간장 양념과 숯불의 만남은 그야말로 치트키 중에 치트키다.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숯불갈비는 가장 선호하는 한국 음식 중 하나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방문하여 식당에서 사람들이 손쉽게 바베큐(숯불구이)를 먹는 모습을 보고 놀라고 부러워한다고 한다.
날씨가 화창하고 좋은 날에 가족들과 교외로 나들이를 나갔다. 살고 있는 지역이 은평구와 고양시 경계라서 조금만 나가면 행정구역상 고양시가 나온다. 이 길목에 서오릉이란 곳이 있다. 서오릉은 조선의 왕과 왕비를 모신 왕릉 5개가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서울 둘레길 코스에도 포함되어 있어 등산객들과 나들이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 중 하나다. 이 서오릉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지라 음식점들도 많이 분포해 있다.
우리 가족이 찾은 곳은 서오릉에 위치한 동해 숯불갈비다.
동해 숯불갈비
동해 숯불갈비는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서오릉으로 향하는 길에 위치해 있다.
동해 숯불갈비의 입구는 이렇게 되어 있다. 다양한 꽃과 식물들이 식당 앞을 장식하고 있었다.
또한 널찍한 주차장 공간까지 완비되어 있어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안으로 들어가니 건물 외부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야외 테이블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수가 꽤 많은 것으로 보아 주말에는 등산객과 나들이객들의 방문이 많은 것으로 보였다. 우린 건물 안이 아닌 야외에서 먹기로 했다.
메뉴에는 고기류로 양념 왕 소갈비, 돼지갈비가 있었다. 식사류에는 왕 갈비탕, 냉면, 김치찌개가 있었다.
우리는 처음 방문하는 것이었기에 양념 왕 소갈비를 먹어보자고 했다. 가격은 1대에 30,000원으로 다소 부담스럽긴 했지만 종업원이 추천해서 먹어보기로 했다.
기본 밑반찬이 세팅이 되고 양념 소갈비가 나왔다. 밑반찬들은 다른 숯불갈비집과 대동소이했다. 한 사람당 하나씩 채 썰은 양파와 고기 소스가 주어졌다.
양념 소갈비는 1대에 300g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갈비뼈 크기가 상당했다. 원산지는 미국산라고 명시되어 있었지만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마블링이 상당했다. 또한 양념이 잘 배이게 하고 힘줄을 제거하기 위해 고기에 많은 칼집이 나 있었다.
고기가 구워지기 시작하면서 숯불에 지글지글 거리는 소리와 향은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종업원은 친절하게 계속 와서 고기를 뒤집으면서 구워줬다. 또한 먹기 좋은 크기로 가위로 썰어줬다. 고기가 다 익고 먹기 시작했다. 소고기라서 좀 질길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입 안에서 그냥 녹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너무 부드러웠다. 무엇보다 숯향이 배인 소고기라서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고기의 간은 딱 좋았다. 다만 약간 단맛이 강했다. 어린 아이들도 좋아할 수 있는 맛이었다.
우린 왕 소갈비를 다 먹고 돼지갈비도 추가해 먹자보자고 했다. 돼지갈비가 나오고 불판 위에 얹어 굽기 시작했다.
돼지갈비 역시 소갈비만큼이나 맛있었다. 솔직히 양념 맛에서는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고기 역시 소고기와 약간의 식감 차이는 있었지만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래서 소갈비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돼지갈비만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숯불갈비를 먹을 때는 역시 후식 냉면이 있어야 한다. 우린 기호에 맞게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각각 시켰다.
물냉면은 늘 먹던 맛이었고 비빔냉면은 매운맛이 약간 강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냉면을 시켜 고기와 같이 싸먹었는데 역시 육쌈냉면은 진리 중에 진리였다.
식사가 끝나가자 종업원은 우리에게 매실 주스를 가져다 줬다. 고기를 먹은 뒤 소화를 시키기에 매실 주스는 최고의 음료다.
식사가 끝난 후에 고기집을 돌아봤다. 여러 식물들과 꽃들이 즐비했다. 또한 귀여운 고양이 2마리가 있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혹시나 무더운 한 여름에 야외에서 먹는 것에 우려가 된다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어컨이 비치되어 있어서 밥 먹는 동안 더위는 느끼지 못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우리가 갔을 때 바람이 좀 불어서 고기 구울 때 나는 연기가 서라운드로 우릴 공격하여 식사를 하기에 좀 불편했다는 것이다. 야외 테이블에도 연기 흡입기구가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이 점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우리가 갔을 때 손님이 뜸한 시간이라 그랬는지 종업원이 자주 우리 테이블에 와서 고기를 살폈다. 그래서 맛있게 구워진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주말에는 손님들이 많다고 하니 여유가 된다면 평일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복잡한 서울을 조금 벗어나 자연 풍경을 감상하며 고기를 먹는다는 것에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고기를 먹은 후에는 소화도 시키고 산책도 할 겸 주위에 서오릉 일대를 거니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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