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요즘 제일 핫하다는 종로구 익선동 탐방했다. 요즘 보기 힘든 한옥들이 골목 골목마다 쭉 이어져 있었다. 도심 속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었는데 영화에 나올 법한 풍경이라 감성 돋았다.
이러한 익선동은 대부분이 주거지역이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지면서 한옥을 음식점, 카페 등으로 리모델링하여 운영하는 곳이 많아졌다. 과거를 보존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조합시켜 또 다른 서울의 모습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한옥 고유의 툇마루를 활용한 카페가 있어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사람들이 꽉 차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지인들과 만난 이날, 우리는 익선동 골목을 걷다가 한 카페를 발견했다. 바로 망원동 티라미수였다. 망원동은 망리단길로 유명한 마포구 망원동에 있다. 하지만 이곳은 익선동이다. 알고보니 망원동에 위치한 망원동 티라미수 본점의 가맹점이었다. 어찌됐건 고즈넉한 분위기의 익선동에서 지인들과 차 한 잔을 하고 싶어 망원동 티라미수로 들어갔다.
망원동 티라미수
망원동 티라미수 익선동점은 2층 한옥을 개조하여 만들었다. 1층에는 카운터와 주방밖에 없었다.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2층으로 올라가야 했다.
우린 망원동 티라미수의 시그니처 메뉴인 오리지날 티라미수를 비롯해 생딸기라떼, 망원홍차를 주문했다. 가격은 오리지날 티라미수 4,900원, 생딸기라떼 5,500원, 망원홍차 5,500원이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마치 다락방을 연상시켰다. 천장에는 지붕 구조 목재가 그대로 보였다. 대들보와 서까래들이 오랜 세월을 품은 채로 있었다.
2층의 백미는 익선동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창문이었다. 익선동에는 대부분 단층 한옥들이 많은데 망원동 티라미수 익선동점은 2층 구조라 창문을 통해 고래등처럼 겹겹히 있는 익선동 한옥들을 위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마치 19세기 조선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공간이 협소한 탓에 테이블이랄 게 없었고 의자와 테이블을 겸하는 의자와 긴 좌석들이 있었다. 형식에 구애 없이 앉고 싶은 곳에 앉아 차를 마실 수 있었다.
티라미수! 티라미수! 티라미수!
주문한 티라미수와 차를 받았다. 우선 음료수병이 특이했다. 생딸기라떼와 망원홍차가 유리병 안에 담겨 있었다. 병 모양이 콜라 유리병과 비슷했다. 예전에는 종이 우유팩이 나오기 전에 우유를 유리병에 담았다고 하는데 마치 그걸 연상케 하는 모습이었다. 요즘 레트로가 대세이다 보니 이러한 음료가 나온 것 같다.
또한 병마다 병따개가 달린 고리가 걸려있었다. 병따개에는 망원동 티라미수가 쓰여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장식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병뚜껑을 따는데 쓰였다. 일반적으로 쓰는 병따개보다 작아서 혹시나 부러지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부러지진 않았다. 병뚜껑을 딸 때 병이 쓰러지지 않도록 꽉 잡고 따야 했다. 나중에 이 병따개를 반납하는 줄 알았는데 가져가도 된다고 했다. 득템했다.
생딸기라떼를 먹어봤다. 기호에 따라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흔들지 않고 그냥 마셔도 되고 흔들어서 섞은 다음에 마셔도 된다. 하지만 주의할 것은 섞을 때는 뚜껑을 열기 전에 섞어야 한다. 빨대로 저어서 섞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생딸기라떼를 먹어봤을 때 첫 느낌은 진짜 신선하고 건강한 느낌의 딸기우유를 마시는 느낌이었다. 시중에서 파는 딸기 우유가 그냥 딸기맛이 나는 딸기우유라면 생딸기라떼는 진짜 딸기우유다. 생딸기라떼를 섞기 전에 생딸기 부분을 빨대로 먹었는데 입안에 꽉 차는 딸기향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단맛이 딱 알맞게 달아서 질리지 않는 단맛이었다.
망원홍차는 홍차가 아니었다. 홍차 밀크티였다. 은은하게 홍차 맛이 느껴지는 가운데 우유와 적절한 황금비율의 설탕이 블렌딩 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대망의 티라미수다. 이곳에서는 오리지날 티라미수를 ‘마스카포네 치즈와 에스프레소로 만든 정통 이태리식 티라미수’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스푼으로 한 숟갈을 떠서 먹어봤다. 코코아 파우더 아래로 부드러움 티라미수가 입 안에 부드럽게 밀착하며 다가왔다. 특히 덩어리째로 들어있는 마스카포네 치즈가 풍미를 더했다. 나는 망원홍차와 함께 먹었는데 우유와 티라미수의 궁합이 너무나 잘 맞았다.
일반적인 카페에서 느낄 수 없는 고풍스런 익선동 한옥에 위치한 망원동 티라미수에서의 티타임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반복적이고 뻔한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좀 더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망원동 티라미수 익선동점 방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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