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2019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커피전문점 수는 약 7만1천여 곳이라고 한다. 현재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지금은 수가 더 많아졌을 것이다. 이는 편의점 수보다 2배나 많은 수다. 커피가 한국인의 기호 식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커피는 한국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많아진 커피전문점 수만큼 일반적인 커피가 아닌 좀 더 특별한 커피를 즐기고 싶은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원두의 품종과 생산지, 로스팅, 브루잉 방법 등 일반 커피와의 차별화를 내세운 커피들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관심 또한 많아졌다.
그러다 언젠가 유튜브를 통해 커피 애호가들의 대화에서 파나마에서 생산되는 게이샤 커피에 대해 알게 되었다. 단순히 높은 가격뿐만 아니라 커피 전문가들의 높은 점수를 받은 점, 커피에서 느껴지는 풍부한 아로마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나니 게이샤 커피를 마시고 싶어졌다.
마침 커피를 좋아하는 지인과 만날 일이 생겼는데 연신내 쪽에 게이샤 커피를 판매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 가기로 했다.
그곳은 연신내에 있는 제이츠 커피 브루어스라는 곳이었다.
제이츠 커피 브루어스
제이츠 커피 브루어스는 연신내역 부근 주택가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이다. 워낙 주택가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어 커피전문점치고는 의외인 장소에 있었다. 심지어 단독주택의 1층을 개조하여 카페로 만들었기 때문에 찾아갈 때 잘 찾아가야 한다.
카페 안은 다소 협소한 느낌이었지만 4~5개의 테이블이 있었다. 바(bar)처럼 나란히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도 있었다.
메뉴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커피들이 있었다.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하나는 브루 커피(Brew Coffee)였고 다른 하나는 에스프레소 커피(Espresso Coffee)였다. 브루 커피란 고압의 커피 머신을 이용하지 않고 필터에 거르는 형태로 만드는 커피다.
우리는 게이샤(Geisha) 커피와 아인슈페너(Einspänner)를 주문했다.
커피에 관심이 많은 지인은 사장님에게 커피 원두에 대해 이것 저것 질문을 했다. 그리고 사장님은 직접 핸드드립을 하여 커피를 내렸다.
이곳 제이츠 커피 브루어스에 오기 전 인터넷을 살펴보니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미 유명한 커피전문점이었다. 또한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된 곳이었다. 단순히 박리다매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최고의 커피를 만들어 고객들한테 제공한다는 느낌이 드는 커피전문점이었다.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게이샤 커피와 아인슈페너가 나왔다. 게이샤 커피는 원하는 만큼 부어 마실 수 있도록 따로 나왔다. 먼저 게이샤 커피의 향을 맡아봤다. 확실히 일반 커피하고 다른 향이 났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게이샤 커피에서 꽃, 시트러스, 자스민, 복숭아 등의 아로마가 있다고 하는데 그 정도까지는 느끼지 못했지만 묵직한 꽃 향기는 느낄 수 있었다. 이래서 커피를 맛이 아닌 향으로 마신다는 게 어떤 뜻인지 깨달았다.
아인슈페너의 경우는 휘핑크림이 너무나 부드러웠고 달달했다. 휘핑크림을 입술로 흡입하는 동시에 커피를 같이 마셨다. 그런데도 휘핑크림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스푼으로 조금씩 떠 먹었다.
제이츠 커피 브루어스는 커피의 향과 맛이 천편일률적이라고 착각했던 나에게 큰 깨달음을 준 커피전문점이었다. 단순히 전동 그라인더에 원두를 갈아 커피머신으로 찍! 하고 내린 커피가 아니라 직접 정성을 들여 핸드드립으로 내린 고품격 커피를 경험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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