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요즘 인기있는 핫플레이스를 꼽으라면 단연 서울 종로구 익선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북촌과 더불어 기와로 된 한옥집이 모여있어 도심 속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장소 중 하나다. 오르막길로 이어지는 북촌과 다르게 평지로 이뤄져 있어 부담없이 고즈넉한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점점 더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익선동에는 현대적 디자인과 고풍스런 한옥을 조화롭게 매칭시킨 카페들이 속속 생기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하지만 익선동의 진짜 포인트는 갈매기살 고깃집이다. 한 골목에서 두 골목으로 갈라지면서 여러 갈매기살 고깃집들이 이어져 있다. 저녁 때가 되면 좁은 골목을 따라 테이블들이 쭉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갈매기살을 먹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숯불에 구워지는 갈매기살 냄새를 참고 지나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익선동 갈매기살 고깃집에 가자고 했다. (엄밀히 말하면 익선동이 아니라 돈의동 행정구역에 속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익선동 맛집으로 칭하겠다. 지도에서는 돈의동 갈매기살 골목으로 나와 있다.)
味갈매기살전문
익선동 갈매기살 골목을 가는 방법은 종로3가역 6번출구로 올라오면 된다.
골목으로 바로 들어가면 여러 갈매기살 고깃집들이 쪽 이어진다. 우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미갈매기살전문 고깃집에 가기로 했다. 삼각주처럼 형성된 갈매기살 골목에서 가장 앞에 있는 고깃집이다.
시간이 5시가 갓 넘은 시간이었는데 벌써 사람들이 꽉 차 있었다. 익선동 갈매기살 고깃집의 특징은 사람들이 실내보다 야외 테이블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이미 야외 테이블에는 빈 좌석이 없었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다. 조그마한 고깃집 안에는 주방과 테이블 몇 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사람들이 지나가기에도 힘든 구조였다.
메뉴
미갈매기살전문 고깃집은 메뉴가 단출했다.
갈비살 (미국산) | 17,000원 |
막창구이 (미국산) | 14,000원 |
갈매기살 (국내산) | 14,000원 |
가브리살 (국내산) | 15,000원 |
목 항정 (국내산) | 15,000원 |
목 향정은 목 항정의 오기인 듯 하다.
갈매기살, 가브리살, 반찬
고기가 나오기 전에 테이블에 밑반찬들이 나왔다. 한 사람 당 하나씩 레몬간장 소스에 양파와 부추를 넣은 채소 양념과 소금, 들깨가루, 콩가루가 나왔다. 나중에 고기를 먹을 때 고기를 채소 양념과 함께 콩가루, 들깨가루, 소금 순으로 찍어 먹으면 입 안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맛이 난다.
사실 이 집의 핵심은 갓김치다. 다른 고깃집의 경우 김치류는 중국산 등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집은 김치를 직접 담근다. KBS 다큐멘터리 3일에서 이 고깃집이 나오기도 했는데 사장님 부부가 직접 갓김치를 담는 모습이 나왔었다. 현재 갓김치의 제철은 아니지만 알맞게 익은 갓김치가 맛있었다. 빛깔도 영롱하지 아니한가.
우리는 갈매기살과 가브리살을 시켰다. 사장님은 고기를 가져다 주며 불판 위에 가브리살부터 올려주셨다. 그러면서 고기가 충분히 익으면 자르라고 하셨다. 덜 익으면 잘 안 잘라지기 때문인 것 같다. 사선으로 그어져 있는 줄무늬 마블링이 너무 맛있어 보였다.
다 구워진 가브리살을 콩가루, 들깨가루, 소금 순으로 찍어 먹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맛있었다. 숯향이 베어서 맛이 배가됐다.
이곳에서 쓰이는 불판이 좀 특이한테 양쪽에 물을 넣을 수 있는 구멍을 가진 수냉식 불판이었다. 물이 불판 파이프 속으로 들어가 고기가 타지 않게 해준다. 그래서 고기를 알맞게 익게 도와준다. 종업원이 가끔씩 불판 속 물의 양을 살폈다.
다음으로 우린 갈매기살을 불판 위에 올렸다. 갈매기살은 지방이 좀 많아 자주 뒤집어 줘야 했다. 안 그러면 탔기 때문이다. 갈매기살은 가브리살보다 약간 질긴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돼지 육향도 좀 더 진하게 났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예전에 이곳에서 고기를 먹으면 마지막에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돼지껍데기를 주셨는데 지금은 안 주신다는 것이다. 남들이 몰랐던 나만의 맛집이 유명해져서 허탈한 기분이랄까. 아쉽지만 여기서 일어나야 했다.
후기
핫플레이스인 익선동 그리고 갈매기살 숯불구이는 최고의 조합이다. 일상에 지쳐 특별한 힐링을 받고 싶다면 고풍적인 익선동 골목을 지나 味갈매기살전문에서 갈매기살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혹시 이 글을 보고 味갈매기살전문 고깃집을 가려고 한다면 꼭 야외 테이블에 착석하라고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야외에서 느끼는 운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먹게 되면 숯불의 연기 때문에 눈과 코가 매워 고기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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