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해오름식당에서 성게미역국 정식을 먹은 후에 소화를 시킬 겸 해안가로 갔다. 바로 근처에 해안이 있었다.
수마포해안이었는데 위치가 약간 숨겨진 위치라서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 있었다. 아침이라 그런지 더더욱 사람이 없었다.
수마포 해안
수마포 해안은 성산일출봉 기준으로 왼쪽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올레길 1코스에서 약간 벗어난 곳이었다.
수마포 해안으로 가는 길에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제주 일출봉 해안 일제 동굴기지가 있다는 안내판이 있었다.
저 멀리 성산일출봉 기슭 아래 보이는 곳이 수마포 해안이다.
지내가 낮아 계단을 통해 내려가야 했다. 처음에는 어선 접안시설이 있어서 잘못 온 지 알았다. 하지만 수마포 해안으로 가기 위해서는 해안에 조성된 길을 따라 저 끝까지 가야 했다.
아침부터 낚시를 즐기는 아저씨들이 있었다.
차 한 대가 운행할 수 있는 도로를 따라 쭉 걸어 들어갔다.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모래사장이 나왔는데 발이 푹푹 꺼져서 신발 안으로 모래가 다 들어갔다. 일반 모래사장의 모래와는 달랐다.
또한 모래 색이 어두웠는데 아마 현무암 같이 어두운 화산암에 의해 오랜 시간 동안 풍화작용을 거쳐 지금과 같은 색깔의 모래가 된 것 같았다.
솔직히 해안 치고는 길이가 좀 짧아서 실망했다. 일반적인 해수욕장을 생각하면 안 된다.
그런데 더 들어가려고 하자 펜스가 쳐져 있었다.
제주 일출봉 해안 일제 동굴진지
펜스가 설치된 이유는 옆에 나와 있었다. 해안 절벽에는 제주 일출봉 해안 일제 동굴진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등록문화재 제311호로 지정된 제주 일출봉 해안 일제 동굴진지는 일제가 당시 조선인들을 동원하여 구축한 곳이다. 현재 이곳에는 일자형 동굴진지 15개, 벙커형 동굴진지 2개, 왕자형 동굴진지 1개가 남아 있다.
일자형 동굴진지의 경우 길이가 약 30m로, 연합군 함대를 향해 자살 공격을 하기 위한 잠수정, 어뢰정 등을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동굴진지가 태평양 전쟁 막바지에 급하게 지어지다 보니 붕괴의 위험이 있어 민간인은 들어가지 못하도록 펜스를 설치한 것이다.
바로 앞에 1개의 동굴진지가 보였다. 이런 동굴진지가 약 18개 가량 있는 것이다.
저 멀리 동굴진지 여러 개가 보였다.
해안이라 그런지 파도가 계속 쳤다. 하지만 당시에는 바람이 별로 불지 않아 바다에서 치는 파도 같지 않고 호수에서 잔잔하게 치는 파도 같았다.
수마포 해안을 나오면서 뒤를 돌아봤다. 화산암에 의해 생성된 어두운 모래사장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전날 다른쪽에서 바라봤던 성산일출봉과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침이라 해가 일출봉 너머에 있었는데 오후가 되어 해가 이쪽을 비춘다면 어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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