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공주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하차를 하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나는 미리 검색한 맛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충남 공주하면 유명한 것이 밤, 박찬호, 무령왕릉 등이 있지만 칼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여행 전 나는 인터넷으로 공주 칼국수 맛집을 검색했다. 그런데 맛집이라고 추천된 대부분의 식당들이 외지인을 상대로 하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나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칼국수 식당을 찾았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공주 동네분식 칼국수
동네분식이란 식당은 공주종합터미널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나는 고속버스에서 내려 바로 이 동네분식 식당으로 갔다.
지도에 표시된 곳으로 계속 가다 보면 위와 같은 식당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바로 동네분식 식당이다.
겉모습은 약간 허름해 보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많은 사람들로 자리가 꽉 차 있었다. 나는 웨이팅을 해야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히 입구에 한 자리가 남아 그곳에 앉았다. 나홀로 하는 여행이라 혼밥을 해야하는데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면 이런 것이 좀 불편하다. 괜히 나 혼자 테이블을 차지해서 다음에 오는 사람들한테 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일단 칼국수를 주문했다.
메뉴는 위와 같았다. 칼국수가 6,000원, 비빔칼국수가 6,000원, 수제비인 칼제비 역시 6,000원이었다. 비빔밥도 있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비빔밥을 시켜 먹기도 했다.
수육은 20,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마침 옆 테이블에서 수육을 시켜서 어떻게 나오는지 봤다. 가지런하게 썰린 서울식 수육이 아니라 굵직하고 투박하게 썰려서 접시에 나왔다.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식당 안에 손님들을 살펴봤다. 홀에 사람들이 꽉 차 있었는데 여행객들로 보이는 외지인은 10% 남짓이었고 나머지는 근처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많아 보였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흘러나왔고, 면식이 있는 것처럼 다른 테이블에 있는 손님들과 대화를 섞기도 했다.
계산하고 나갈 때는 주방에 있는 여자 사장님과 친근하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식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식당의 직원은 총 3명이었다. 주방 안에서 2분이 일하시고, 위 사진에서 보이는 할아버지께서는 서빙을 하고 계셨다. 아마 여자 사장님의 남편 분으로 추정된다.
주방 안에 여자 사장님은 밖을 보지도 않고 손님들이 어떤 순서로 어떤 음식을 시켰는지 꿰고 있어 일사분란하게 음식을 준비하면서도 음식이 나올 때마다 할아버지한테 누구한테 서빙을 하라고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수십 년의 내공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홀에 사람들이 많다보니 내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40분이나 걸렸다. 점심시간에 딱 맞춰서 내가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식당 내부는 일반적인 식당과 같았다. 위생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빠르게 여러 음식을 담고 옮기다 보니 좀 위생적으로 부실한 부분이 보이기도 했으나, 한편으론 이런 게 지방 여행 맛집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칼국수 그리고 양념장
40분을 기다려 드디어 칼국수가 나왔다. 칼국수의 모습은 일반적인 칼국수의 비주얼과 비슷했다. 호박, 감자, 당근 등이 보였고 고명으로 김가루가 올려져 있었다.
본격적으로 칼국수를 먹었다. 국물은 청양고추를 넣었는지 칼칼했다. 그래서 그런지 계속 마시고 싶은 중독성이 느껴졌다. 국수는 시제품인 국수를 삶아서 특별한 점은 없었다.
김치는 위 사진에 보이는 깍두기와 배추 겉절이가 나왔다.
이 동네분식 칼국수의 핵심 포인트는 바로 위에 보이는 양념장에 있었다. 맵고 칼칼한 칼국수를 원하면 위 양념장을 넣으면 된다. 나는 이 양념장을 넣기 전에 먹어봤다. 뭔가 좀 특별한 맛이었다.
일반적인 양념장은 간장, 고춧가루, 청양고추 등으로 만드는데 위 양념장은 그게 아니었다. 조금 떠서 먹어봤는데 뭔가 숙성된 맛이 느껴졌다. 익숙한 맛이었는데 머리 속에서 딱 떠오르지 않았다.
눈을 감고 맛을 음미했다. 딱 떠오르는 게 있었다. 바로 고추장아찌였다. 고추장아찌의 고추를 잘게 다져서 양념장을 만든 것이다!! 고추장아찌의 숙성된 시큼한 맛이 입 안에 감돌았다. 계속 먹고 싶은 맛이었다.
이 고추장아찌 양념장을 칼국수에 적절하게 넣어 먹으니 깊은 맛이 느껴졌다. 이 고추장아찌 양념장이라는 한 수 때문에 이 식당의 칼국수가 공주 현지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았다.
나는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한 방울의 국물까지 모두 마셨다. 배가 고픈 것도 있었지만 국물에 퍼진 고추장아찌 양념장의 깊은 맛을 끝까지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계산은 카드 결제는 물론 공주시에서 시행 중인 공주페이로도 결제가 가능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나갈 때 공주페이로 결제를 했다.
내가 결제를 하고 인사를 하고 나가려고 하니 여자 사장님께서 나한테 서울 잘 올라가라며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말씀하셨다. 하지만 나는 이제 막 공주에 도착해서 여행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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