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한국에서 곱창이란 음식은 매니아들이 찾는 음식이란 인식이 있었다. 따라서 대중적이기보다 매니아적인 음식이었다. 모양을 봐도 알겠지만 곱창이 동물의 살코기가 아닌 내장이라서 초심자의 경우 섣불리 도전하기가 꺼려지는 음식이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하다가 <나혼자 산다>에서 마마무의 화사가 곱창을 먹방을 한 후로 곱창은 이제 인싸들의 음식이 되었다.
곱창을 먹는 문화는 우리나라의 것만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동물의 내장을 재료로 한 음식이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의 소시지 같은 경우가 그렇다. 우리도 역시 돼지의 창자에 찹쌀이나 당면을 넣어 먹는데 이것이 순대다. 동물의 왕국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아프리카 초원지대에서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잡아 먹으면 제일 먼저 맛있는 내장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듯 동물의 내장을 재료로 한 음식은 맛있다.
마침 지인들과 내가 사는 곳 인근 연신내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해서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다가 곱창이 떠올랐다. 요즘 먹자골목을 돌아다녀 보면 유독 곱창집 앞에 젊은 층의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다른 고기집은 그러지 않는데 말이다. 그만큼 곱창이 핫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곱창을 먹기로 결정했다.
지도를 검색하니 연신내에 많은 곱창집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인기있는 몇 곳을 후보로 골라놓고 당일에 돌아다니며 적당한 곳이 있으면 들어가서 먹자고 했다.
대명 왕십리 곱창
지인들과 만나 연신내를 돌아다니다 대명 왕심리 곱창이란 상호명을 가진 곱창집에 들어갔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우리가 곱창을 먹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서 우리가 나갈 쯤에는 꽉 차는 일이 일어났다.
아무튼 나를 포함해 3명은 무얼 먹을지 생각했다. 메뉴에는 특양, 소곱창, 대창, 막창, 염통 등 각 부위별로 팔기도 했고 모듬으로 팔기도 했다. 따로 전골 메뉴도 있었다. 우리는 간단하게 모듬 (대)를 선택했다.
밑반찬에는 부추, 양파, 마늘, 깍두기, 미역국 등이 나왔고 곱창을 찍어먹는 소스들이 나왔다.
잠시 뒤에 구이용 불판에 곱창 모듬이 얹어져 나왔다. 곱창, 대창, 막창, 염통들이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곁가지로 밀떡, 송이버섯, 슬라이스 감자가 같이 나왔다.
곱창이 다 익고 지인들과 술 한 잔을 하면서 곱창을 먹기 시작했다. 곱창, 대창, 막창, 염통들이 각각 식감에 따라 맛이 다 달랐다. 어느 것 하나 질기거나 잡내가 나지 않고 맛있었다. 곱창의 곱도 많이 들어있어 씹을 때 곱과 육즙이 나와 좋았다. 막창과 대창 역시 쫄깃한 식감이 대박이었다.
이렇게 곱창 모듬 (대)가 55,000원이었는데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곱창의 손질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이렇게 맛있는 곱창을 이런 가격에 먹는 것만으로도 좋다고 생각했다.
남자 3명이 곱창 모듬 (대)를 먹었는데 양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다만 마지막에 볶음밥까지 먹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했으나 다들 어느 정도 배가 차서 그만 먹자고 했다.
연신내에서 곱창을 먹고 싶다면 이곳 대명 왕십리 곱창집을 한 번쯤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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