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성패 후기 7] 집단상담프로그램 3일차

개요

집단상담프로그램 3일차를 맞는 날이다. 중반을 넘어섰다. 4일 동안 그냥 시간을 보내다가 지원금만 받자고 생각했지만 날이 갈수록 다양한 연령대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를 하다보니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패턴을 떠서 옷을 제작하셨던 아저씨, 학습지 교사 20년의 경력을 가진 아줌마, 건설업에서 배관 업무만 30년 경력을 가지셨던 아저씨, 화물 운전 경력만 25년 아저씨… 그 외에 많은 분야에서 경력을 지닌 분들의 인생사를 듣는데 나도 모르게 동감도 되고 울컥되는 부분도 많았다. 그냥 편하게만 살아온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3일차에는 본격적으로 나한테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한 탐색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점심에는 뜨뜻하고 몸에 보양이 되는 삼계탕을 먹었다.

내 삶의 버팀목

본격적인 직업 탐색에 앞서 상담사님은 자신에게 희망이 되는 메시지를 적어보고 조원들끼리 공유해보라고 했다.

우선 나는 내가 사는 이유를 나에게 주어진 소명을 찾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다. 종교적인 신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 땅에 태어난 이유가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나에게 그 주어진 소명을 이제 어렴풋이 알아가는 단계다. 확실치는 않지만 그 길이 나에게 맞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나에게 보내는 희망 메시지에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지금이다’라고 정해봤다. 모든 인간은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으며 힘들고 괴롭다. 하지만 그 고비만 넘긴다면 분명 새로운 희망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조원들 역시 비슷한 의견들을 말했다. 특히 사업을 하다가 어려워진 후에 많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아저씨의 사연은 나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 아저씨에게 앞으로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특성 찾기

다음 시간에는 내가 생각하는 직업과 관련한 가치를 찾고, 실제로 내가 가진 능력과 성격을 파악하여 나의 특성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생각하는 직업의 가치는 돈이나 명예보다는 안정적인 근무조건이며, 근무환경은 쾌적하고, 그 업무로 말미암아 자기 능력을 계발하여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다. 출퇴근 시간 역시 짧을수록 좋다.

내가 가진 능력은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는 단순반복적이며, 자료를 정리하는 사무직, 또는 숫자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성격은 정확하고 조직적이며 부지런하고 꼼꼼한 것으로 정했다.

이를 통해 나에게 맞는 것은 직업심리검사에서 본 것처럼 금융, 재무, 회계, 통계 관련된 직업이라고 결론 냈다.

이렇게 정한 후에 상담사님은 참가자 전원에게 이전에 했었던 직업과 2단계 직업훈련에서 무엇을 훈련 받을지 물은 후에 화이트보드에 판서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원들끼리 돌아가며 자신이 생각하는 적합한 직업에 대해 이야기 해보라고 하셨다.

나의 경우에는 과거 회사에서 자료 정리 업무를 했던 경험과 학교에서 후배들과 멘토링을 했던 경험을 말했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점심: 삼계탕

오늘의 점심은 삼계탕이었다. 점점 식사의 퀄리티가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삼계탕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고 ㅋㅋㅋ

위치는 언제나 같이 삼창플라자 빌딩 지하에 위치한 식당가였다. 삼계탕집의 이름은 <장수한방 삼계탕>이었다. 이때가 마침 말복 때라 사람이 많았다.


이미 갔을때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었다. 처음에 반주로 나오는 인삼주를 마셨는데 목넘김이 좋았다. 몸이 저절로 좋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7,500원 짜리 반계탕을 먹었는데 살이 아주 야들야들하고 맛있었다. 메뉴판에서도 보이듯이 가장 비싼 것은 전복한방삼계탕으로 17,000원이었고 한방삼계탕은 14,000원이었다. 한 마리 짜리 삼계탕을 먹고 싶었지만 공짜로 얻어 먹는 처지에 반계탕으로 만족해야 했다.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다 마셔 반 마리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여행 계획

밥을 먹고 올라 와서 상담사님은 다시 자리를 새로 옮겨 앉자고 했다. 이때는 무작위로 자리를 배치한 것이 아니라 이미 어제 고지한 직업선호도 검사 L형 결과물을 가져와서 직업흥미검사 유형대로 자리를 배치했다.

나 같은 경우는 관습형과 사회형으로 나왔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참가자들과 자리를 같이 할 수 있었다. 재밌게도 성격이나 흥미가 비슷하다보니 이야기가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 처음 만나 이야기를 했는데도 마치 오랜 인연을 가져온 사람들처럼 친근했다. 나이의 높고 낮음이 따로 없었다. 이전에 자리를 함께한 참가자들과의 관계보다 훨씬 마음이 편안했다.

오후에 한 과정은 가상으로 여행계획표를 짜는 것이었다. 젊은 사람보다는 중장년층의 분들이 아무래도 경험이 많다보니 대부분의 의견을 내 놓았다. 그리고 내가 또박또박 글씨를 써서 정리를 했다.

우리의 조이름은 쉰다는 의미의 휴(休)라고 했다. 그리고 여행 날짜와 준비물, 할 일들을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나갔다.

문제는 대표 조원이 자기 조의 여행계획표를 발표할 때였다. 사진에도 보이는 바와 같이 우리 조의 여행계획표는 구체적이고 꼼꼼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참 건전한 내용 뿐이다. 상담사님께서 우리 것을 보시며 “세상 건전하네요”라고 웃으셨다. 관습형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의 여행계획서를 보면 숫자로 체계적으로 나열되고 준비물부터 각자 맡은 역할까지 꼼꼼하게 기록되는 공통점을 보인다고 하셨다.

다른 조의 여행계획표를 보면 진취형이 강한 조의 여행계획서는 우선 그냥 어디론가 가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그냥 가서 거기서 할 일을 생각해 보는 내용이었다. 관습형이 보기에는 답답해 보이지만 진취형의 사람들을 서로 통하기 때문에 으쌰으쌰하면서 또 어떻게 잘 여행하는 성향이었다. 마치 말 안해도 통하는 사이랄까.

탐구형이 강한 조의 경우에는 여행계획서가 어떤 한 목표를 가지고 짜여진다고 한다. 이 조의 경우에는 맛집 탐방이 목표였다. 그냥 부산의 맛집에 가서 음식과 술을 먹는 목표를 가지고 짜여졌다.

아마 이러한 결과를 예상하고 상담사님께서 자리 배정을 하지 않으셨나 생각한다.

직군 추천

이렇게 여행계획서 제작으로 새로운 조원들과의 아이스 브레이킹이 끝나고 다음으로 한 것은 직업선호도 검사 L형을 가지고 서로의 직군을 추천하는 활동을 했다.

나는 관습형이 가장 높고 사회형이 그 다음이었기 때문에 그냥 내 성격에 맞게 재무 관련 파트나 사무직을 선호한다고 했고 조원들도 공감하며 많은 피드백을 주었다.

3일차 후기

3일차는 이렇게 끝이 났다. 집단상담프로그램이 하루 8시간씩 진행되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상담사님께서는 지치지 않게 여유를 두면서 진행을 하신다. 이 점이 참 좋았다. 다른 말로 하면 정해진 진도를 촉박하게 나가는게 아니라 어느 정도 유연성을 발휘하면서 진행된다.

오늘 한 과정은 나에게 맞는 직군을 찾는 작업이었다. 직군을 찾는 과정은 자신의 성격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업무 스타일을 고려하여 정해졌다. 내일은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실무적인 활동이 진행된다고 하셨다.

오늘의 키포인트는 삼계탕과 여행계획서였다. 삼계탕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좋았고 여행계획서는 나와 맞는 사람들과 무언가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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