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끝판왕 숙성 홍어회 구매 후기 (1인 추천 / 1팩 9900원)

들어가면서

요즘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하릴없이 유튜브만 이것저것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이런 시간을 즐기자고 생각했다.

여러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잡솨라는 유튜버를 발견했다. 먹방 유튜버인데 보통 술안주 위주로 방송을 진행한다. 여러 음식을 놓고 시청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음주 방송을 하는데 모든 음식을 맛깔나게 먹고 입담이 좋아 계속 영상을 보게 된다.

유튜버 잡솨님의 시그니쳐 음식은 홍어다. 그냥 홍어가 아니라 푹 삭혀 암모니아 향이 제대로 나는 홍어회로 먹방을 한다. 그 숙성 홍어회를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홍기꾼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문제는 숙성 홍어회라는 점이다. 숙성 홍어회는 일반 음식과는 차원이 다른 음식이다. 호불호가 극심하게 엇갈릴 정도로 맛과 향이 매우 독특한 음식이다. 개인적으로 가리는 음식이 없고 육류의 일반 부위보다 특수 부위를 더 선호하는 나이지만 예전에 홍어회를 먹고 별로 안 좋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물론 못 먹지는 않았다. 하지만 유튜버 잡솨님의 홍어회 먹방을 보고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됬다.

문제는 가격이다. 숙성 홍어회의 경우 국내산과 수입산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숙성 홍어회 자체가 가격이 높다. 수입산이라 할지라도 단위 무게가 한우 가격에 맞먹는다.

가족들에게 숙성 홍어회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모두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국 나 혼자 도전해야 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역시 가격들이 후덜덜했다. 또한 양이 나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았다. 기본이 500g, 1kg이었다. 그러다 나에게 딱 맞는 홍어회를 찾았다.

1팩 9,900원 홍어회

1인분으로 적당한 250g 정도를 1팩에 9,880원에 팔고 있었다. 다른 쇼핑몰에서는 동일 제품을 9,900원에 팔고 있었다. 나 혼자 먹을 정도의 딱 적당한 양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숙성도에 따라 강한숙성, 중간숙성, 약한숙성 3가지로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어떤 것으로 구입할까 생각하다가 강한숙성으로 구입하자고 했다. 상품평을 보니 중간숙성이라고 해도 그렇게 많이 숙성되지 않았다는 글들이 많았다. 또한 홍어회를 먹으려면 제대로 숙성된 것을 먹어보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강한숙성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이 선택이 비극의 씨앗이 될지는 이때까지는 몰랐다.

원산지는 칠레산으로 나와 있었다.

개봉기

홍어회 배송이 왔다. 숙성 식품이지만 해산물인지라 아이스팩이 들어있었다. 홍어회는  250g 중량 한 팩으로 왔다. 또한 홍어회를 먹을 때 필요한 초고추장도 같이 왔다.

냄새를 맡아봤는데 아이스팩과 같이 있어서 그런지 냄새는 그렇게 심하게 나지 않았다.

색깔은 충분히 숙성된 듯한  어두운 연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홍어회 시식

저녁 식사 때가 되어 홍어회를 먹을 준비를 했다. 유리 접시에 홍어회를 펼쳐놓았다. 처음 스티로폼 팩에 들었을 때는 적어 보였는데 펼쳐보니 양이 꽤 많아 보였다. 날개살이 대부분이었고 약간의 몸살이 있었다. 홍어는 일반적으로 몸살보다는 날개살이 더욱 비싸다. 내가 구입한 곳의 좋은 점이 날개살 위주로 주는데도 가격이 착하다는 점이다.

같이 배달 온 초고추장을 접시에 부었다. 또한 유튜버 잡솨님이 추천한 소금+고춧가루 조합을 만들어보았다.

첫 홍어 한 점을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었다. 초고추장에 먹는 게 가장 무난하기 때문이었다. 씹을수록 홍어가 입 안 온도에 맞춰 따뜻해지면서 암모니아 향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도독 씹히는 뼈 부분과 부드러운 살 부분이 조합을 이뤘다. 첫 번째 홍어 한 점은 그렇게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뭔가 맛이 애매했다. 그 다음에는 홍어를 소금+고춧가루에 찍어 먹어봤다. 처음보다는 암모니아 향이 더 느껴졌다. 하지만 아직 홍어의 맛을 느끼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온에 있던 홍어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홍어를 입 안에 넣기도 전에 싸한 암모니아 향이 느껴졌다. 홍어를 잘 못 먹으면 입천장이 다 까진다고 하는데 홍어를 한쪽으로만 씹다보니 어금니 잇몸 쪽이 약간 화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홍어를 씹다가 혀 안쪽에 놓고 홍어가 입 천장에 닿도록 꽉 밀착시켰다. 그 상태에서 코로 숨을 쉬니 알싸한 암모니아 향이 입과 코 안에 맴돌았다. 하지만 코가 뻥 뚫릴 만큼 강한 느낌은 없었다. 그러면서 홍어를 점점 먹다보니 약간 끝 맛에서 기분 나쁜 비린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내가 홍어를 잘 먹고 있는지, 내가 먹고 있는 홍어가 잘 삭혀져 맛있는 것인지 잘 몰라서 마음이 답답했다.

결국 그러다 홍어가 좀 남은 상태에서 더 이상은 못 먹겠다고 판단해 그만 먹었다. 처음 느껴보는 암모니아 향과 어떤 음식으로도 비교할 수 없는 홍어회를 더 이상 먹기에는 힘들었다. 처음 주문할 때 숙성도를 강한숙성으로 주문한 것을 후회했다. 초보자를 위한 약한숙성으로 갔어야 했다는 후회를 하게 됐다.

식사를 마친 뒤 양치질을 했다. 입 안 전체를 구석구석 했다. 그렇지만 입 안에 홍어 암모니아 향이 밤에 잘 때까지 은은하게 남았다.

못 먹는 음식이 없는 나이지만 아직 홍어는 넘기에 매우 높은 산과 같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약한 숙성부터 천천히 도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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