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어렸을 때부터 할머니 밑에서 자라서 입맛이 애늙은이 입맛이 되었다. 치아 상태가 안 좋으신 할머니께서는 음식을 드실 때 쉬운 저작을 위해 부드러운 음식을 드신다. 군것질의 경우 평소에는 잘 안 드시지만 그 중에 잘 드시는 것이 있다면 양갱이다. 부드럽고 달아서 사드리면 간식 때 잘 드신다. 나 역시 어렸을 때부터 양갱을 좋아했다. 친구들은 나를 늙은이 같다며 웃었지만 내 입맛에 맞는데 어떻게 하겠는가. 양갱을 할머니께 사다 드리면 할머니께서는 반으로 나눠 같이 먹자고 하신다. 할머니와 같이 앉아 양갱을 먹는 게 삶의 낙 중 하나다. 가끔 할머니께서는 양갱을 일본식 표현인 ‘요깡’으로 말씀하시곤 하신다.
마트에 갈 때면 할머니께 드리기 위해 양갱을 구입한다. 해태제과에서 출시되는 연양갱이다. 연양갱은 수십 년째 같은 디자인이지만 싫증나지 않고 오히려 신뢰감을 준다.
그러다 마트에 가서 양갱을 구입하려는데 연양갱이 10개 묶음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도 개당 가격으로 환산했을 때보다 저렴했다. 나는 고민의 여지없이 연양갱 10 pack을 집어 들었다.
양갱이란
양갱을 구입하고 나서 양갱의 뜻이 궁금해져서 인터넷을 찾아봤다.
원래 양갱(羊羹)은 한문 그대로 해석하면 양고기로 만든 국을 뜻한다. 이러한 양갱이 현재의 양갱이 되기까지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옛날 중국에서는 현재 돼지의 피를 굳혀서 해장국으로 먹는 선지처럼 양의 피를 선지로 먹거나 현재 소머리국밥이 식으면 젤라틴에 의해 젤리 형태가 되는 것처럼 양고기로 만든 국을 식혀 젤리 형태로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음식이 일본에 전해지게 되었는데 당시 선종 불교 영향 아래에 있던 일본에서는 육식을 금하는 계율 때문에 팥을 이용해 현재의 양갱 형태로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양갱은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팥을 비롯한 갖가지 재료로 다양하게 발전하게 되었다.
연양갱
포장 겉면에는 75년 전통의 맛 그대로라고 쓰여 있었다. 찾아보니 해태제과 연양갱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제과류라고 한다.
그리고 하단에는 국내 양갱 부분에서 국내판매 1위라고 나와 있었다. 학생수가 1명인 반에서 1등
뒷면에는 등산과 운동을 할 때 먹으면 좋다는 그림이 나와 있었다.
연양갱 10개를 놓고 보니 많긴 많았다. 양갱을 이렇게 많이 사본 것은 처음이다.
연양갱에 들어가는 원재료를 살펴봤다. 팥앙금, 설탕, 물엿, 포도당, 백앙금, 한천, 타우린이 들어가 있었다. 타우린을 제외한 원재료들은 이미 알고 있는 양갱의 재료들이었다. 타우린은 국민 드링크인 ‘박카스’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아마 등산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들어간 것 같다.
칼로리는 연양갱 1개당 145kcal다.
내 기분 탓인지 몰라도 옛날보다는 확실히 작아졌다. 예전에는 이보다는 훨씬 더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부 모습 역시 예전과 똑같다. 양갱은 은박지로 싸여 있는데 뜯을 때 양갱이 손에 묻지 않게 잘 뜯어야 한다. 양갱의 끈적함이 손에 묻으면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포장지에는 윗 부분을 뜯어 밑 부분을 누르면서 올려 먹으라고 되어 있었다.
은박지를 개봉하니 검정에 가까운 짙은 갈색의 양갱이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포장지에 차게 해서 먹으라고 나와 있어 냉장고에 넣었다가 꺼낸 참이었다. 시원하면서 달았다. 사람에 따라서는 연양갱의 단맛이 강해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괜찮았다. 그러면서 내가 좋아하는 팥이 가볍지 않게 무겁게 느껴져서 좋았다. 또한 양갱의 식감은 젤리보다 단단하고 떡보다는 깔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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