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겡이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나서 게스트하우스에 와서 짐을 챙겼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이동했다.
그렇게 향한 곳은 사려니숲길이었다. 몇 년 전부터 빽빽한 삼나무숲을 배경으로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에 많은 사진이 올라오면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원래는 한라산을 등반할까 생각을 했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한라산을 오르는 것은 위험할 것 같아 다음으로 미뤘다.
내가 있던 서귀포 시내에서 사려니숲길에 가기 위해서는 281번 버스를 타야했다.
비자림로
사려니숲길은 위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한라산 동쪽 기슭 해발 60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중간에 성판악 입구를 지나 굽이 굽이 산길을 돈 후에 한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 버스 정류장은 교래입구라는 정류장이었다. 산 중턱 도로가에 횡하니 정류장을 알리는 표지판만 있어 약간 무서웠다. 인도 부분이 없어 버스에서 내려 사려니숲길로 향할 때 주의해야 한다.
교래입구 정류장은 5.16도로 교차로에 위치해 있었다. 여기에서 비자림로라고 불리는 1112번 국도로 가야 한다.
비자림로를 향해 걷다 보면 위와 깉은 비자림로 교래입구 정류장이 나왔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만 가면 사려니숲길이 나오는데 버스들의 배차간격이 길어서 그냥 걷는 편이 낫다.
삼나무숲길
사려니숲길로 향하는 2차선 도로는 삼나무로 쭉 이어져 있었다. 분위기가 뭔가 몽환적이었다.
한쪽 편에 등산객들을 위해 인도가 조성되어 있다. 그렇지만 자동차가 쌩쌩 달리니 조심해야 한다.
나는 걸으면서 삼나무를 비롯한 숲 속의 나무들을 감상했다.
점점 갈수록 삼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이곳이 비자림로의 제주 삼나무길이라고 한다.
사려니숲길
10분 정도를 걷자 드디어 사려니숲길 입구가 나왔다.
입구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경고판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자동차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이었다. 원래 사려니숲길은 자동차 통행이 가능했던 도로라고 한다.
입구에는 사려니숲길에 대한 설명판이 있었다.
사려니숲길은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거쳐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숲길이다.
해발 500~600m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위치한 사려니숲길에는 물찻오름, 말찻오름, 괴평이오름, 마은이오름, 거린오름, 사려니오름 등의 오름과 천미천, 서중천 등의 하천이 있다.
또한 사려니숲길에는 졸참나무, 서어나무,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를 비롯해 인공조림된 삼나무, 편백나무 등이 서식하고 있어 ‘치유의 숲’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사려니숲길의 코스를 나타낸 큰 지도가 있었다. 사려니 숲길은 물찻오름 입구를 기준으로 크게 2개 코스로 나뉜다. 내가 있던 곳에서 물찻오름 입구까지 약 80분이 소요되고, 물찻오름에서 아래쪽의 다른 사려니숲 입구까지는 90분이 걸린다고 한다.
전체 코스는 약 3시간이 소요된다. 중간에 물찻오름에 오른다면 시간은 더 소요될 수 있다. 3시간이란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물찻오름에 오르는 것을 추천한다.
화장실은 총 3군데에 있었다. 우선 내가 있는 곳인 사려니숲길 입구에 하나가 있고 다른 2개는 코스 중간에 있다.
사려니숲길에 들어가려는데 왼편에 위와 같은 화장실이 있었다.
입구에는 몇몇 등산객들이 본격적인 트레킹을 앞두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끼며 사려니숲길 트레킹을 시작했다.
온대삼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사려니숲길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모두가 영화 아바타에서 나올 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숲 자체가 몽환적이었다.
천미천
계속 숲길을 걸었다. 그때 천미천이라고 하는 하천이 나왔다. 이는 제주도 동남지역의 표선면 하천리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길이는 약 25.7km라고. 제주도에서 가장 긴 하천이다.
하천이라고는 하지만 하산지질구조를 가진 제주도의 특성상 건천으로 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폭우 때에는 엄청난 급류가 형성된다고 한다.
천미천 근처에는 자연발효식 화장실이 있었다.
나는 사려니숲길을 완주할까 생각했지만 다음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중단하기로 했다. 좀 더 시간만 넉넉했다면 좋았겠지만 제주도의 긴 배차간격의 대중교통과 많은 볼거리를 고려하면 이 정도로도 충분했다.
사려니숲길을 다시 되돌아 나오면서 보이는 풍경은 아까와는 사뭇 달랐다.
사려니숲길 입구 근처에는 천미천 보다는 작은 건천이 있었다.
등산객들이 쌓은 것으로 보이는 작은 돌탑들이 있었다.
다음 목적지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사려니숲길 입구 근처에 형성된 삼나무숲을 거닐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게 뻗어 있는 삼나무 사이를 걸으니 온몸이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아까 봤던 삼나무숲길을 바라봤다. 길게 뻗어 있는 삼나무와 그 잎들이 햇빛을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여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주차장
사려니숲길의 주차장은 위 지도에서 보이듯 멀리 떨어져 있다.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 주차장인데 사려니숲길까지 걸어서 약 5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만약 자동차를 가져온다면 다른 곳을 추천한다.
다른 사려니숲길 입구
위 지도는 내가 갔던 사려니숲길 입구가 아닌 다른 입구 부분이다. 빨간 원 안에 부분이 다른 사려니숲길 입구인데 남조로 사려니숲길 정류장이 있다. 여기는 왕복 4차선에 갓길부분이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자동차를 가지고 사려니숲길을 찾는다면 이쪽 코스를 추천한다.
이쪽 코스를 이용한다면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는 삼나무숲길을 걸을 수 있다. 특히 월든삼거리 삼나무숲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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