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아침 식사를 하고 수마포 해안을 돌아본 후에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짐을 챙겼다. 그러고 나서 숙소를 나섰다. 아침 일찍 가야할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주도 성산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내가 선택한 곳은 우도였다. 우도는 제주도의 부속 섬 중에가 가장 큰 섬이다. 예전에는 부속 섬 중에서 마라도가 유명했다면 지금은 많은 관광객들이 우도를 찾고 있다. 섬 속에 섬이라는 점과 함께 제주와는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으로 한 해 200만 명의 사람들이 우도를 방문한다고 한다.
우도를 방문하는 방법은 육지와 우도를 오가는 도항선 밖에는 없다. 성산포항과 종달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우도로 갈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성산일출봉 인근에 있는 성산포항을 이용한다.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
나는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여객터미널에는 아침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우도를 가기 위한 관광객들이었다.
터미널 옆에는 우도 관광을 위한 관광안내도가 있었다.
여객터미널 앞에는 넉넉한 주차공간이 있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에 주차를 하고 우도로 가면 된다. 도항선에 자동차를 싣고 갈 수 있으나 가격도 비싸고 우도의 도로 형편이 많은 차를 수용할 수 없어 작은 섬에서 교통 체증이 일어날 수 있다. 차라리 우도에 가서 전기 스쿠터나 3륜 전기차를 이용하는 게 좋다.
우선 매표소로 향했다.
우도로 향하는 도항선의 승선표는 왕복, 편도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왕복표를 구입할 것이다.
성인의 경우는 왕복표가 10,500원이었다. 자동차를 가지고 가는 경우 경차가 21,600원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차가 우도로 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정한 조건의 렌트카의 경우에만 진입이 허용되었다.
그런데 승선표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승선신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승선신고서를 작성하는 곳이 있었다.
왕복이기 때문에 승선신고서 2장을 작성해야 했다.
도항선은 시간표에 따라 운행됐다. 우선 육지인 성산포항에서 우도로 가는 도항선은 30분 마다 운행한다. 30분 간격으로 천진항, 하우목동항으로 번갈아 간다. 예를 들어 성산포항에서 10시에 천진항으로 간다면 10시 30분에는 하우목동항으로 가는 것이다.
문제는 우도에서 성산포항으로 올 때다. 우도에는 천진항, 하우목동항 2개의 포구가 있다. 여기에서 성산포항으로 오는 것은 각각 항구에서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예를 들어 천진항에서 성산포항으로 오는 배가 10시에 출발한다면 다음 배는 11시에 출발하는 것이다. 하우목동항에서는 배가 10시 반에 출발한다면 다음 배는 11시 반에 출발하는 것이다.
우도의 모든 항구 각각에서 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이 점을 유념하고 성산포항으로 올 때 시간 계산을 잘 해야 한다. 천진항과 하우목동항 거리가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잘못하면 최대 1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 있다.
위 시간표는 천진항과 하우목동항에서 출발하는 도항선의 시간이 나와 있다.
우도 도항선
나는 왕복 승선표를 구매했다. 성산출발과 우도출발이라고 쓰여 있었다. 승선료와 터미널 이용료로 이루어져 있었다.
나는 무거운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매표소 앞에 무료 이용할 수 있는 물품보관함이 있어서 가방을 넣고 가벼운 상태로 우도로 향할 수 있었다.
선착장에는 우도랜드1호라는 도항선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승선하고 있었다.
도항선 내부에는 여러 대의 자동차가 실려 있었다.
나는 선미쪽으로 가서 바다를 바라봤다. 새우깡을 원하는 갈매기들이 도항선 인근을 날고 있었다. 새우깡은 한 봉지당 2,000원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자동차가 더 실렸다. 걱정스러운 부분은 자동차들이 고박을 전혀 안 한 상태로 실렸다는 것이다. 거리가 가깝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었다. 세월호 참사가 생각나는 것은 과도한 걱정이었을까.
나는 배의 앞뒤를 오갔는데 배 내부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도항선은 후진을 한 후에 회전을 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원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 배와 파도가 크게 부딪히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또한 바람과 바닷물로 인한 높은 습도 때문에 머리가 올백이 되었다.
점점 앞으로 갈수록 우도가 가까워졌다. 바다라서 그런지 바람은 끊임없이 불고 파도가 높이 쳐서 배가 위아래로 움직였다. 내부 공간에 앉아 있었다면 멀미가 날 정도였다. 나는 일부러 배의 앞뒤를 오가면서 멀미가 안 나도록 노력했다.
뒤를 돌아보니 제주도 섬이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15분 정도가 지나 드디어 우도에 도착했다. 빨간 등대가 인상적이었다.
내가 도착한 곳은 우도 천진항이었다.
우도
도항선에서 내렸다. 우도로 향하는 입구는 위와 같았다.
그런데 우도 파출소장이 관광객들을 잠시 세운 다음에 안내를 했다. 우도에서 운행하는 전기 스쿠터 등을 대여할 때 보험 등을 잘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보험이 안 되어 있으면 사고가 날 때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선착장을 나오자 위와 같은 전기 스쿠터, 전기 3륜차 등을 대여하는 업체가 이어졌다. 나는 뚜벅이 정신으로 우도를 관광하기로 하고 걷기 시작했다. 전기 3륜차를 타면 편하게 우도를 관광할 수 있었겠지만 우도를 천천히 둘러보고 싶어서 그냥 걷기로 했다.
나는 우선 우도산호해변으로 가기로 하고 우도의 올레길을 걸었다.
우도가 유명한 것이 땅콩이라 밭에는 땅콩이 한참 자라고 있었다. 우도에서는 이 땅콩을 이용한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을 판다고 했는데 그걸 못 먹고 온 게 나중에 후회가 되었다. 이 글을 보고 우도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꼭 한 번 먹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바람은 쉼없이 불고 있었다. 현무암 돌담을 하도 보다보니 이제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저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였다.
우도산호해변
나는 우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우도산호해변으로 갔다.
제주도에 와서 질리도록 바다를 봤지만 우도에서 보는 바다는 새로워서 또 설레기 시작했다.
우도산호해변이 가까워졌다.
우도산호해변이 유명한 이유는 해변이 홍조단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홍조단괴란 홍조류가 탄산칼슘을 축적하여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진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하얀 홍조단괴가 해변을 채우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된 것이다. 즉 우도산호해변은 일반적인 해변과 달리 모래가 아닌 홍조단괴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도산호해변은 걷는데 발이 푹푹 빠졌다. 홍조단괴의 크기가 모래 알갱이보다는 커서 내부 빈 공간이 많은 탓이다.
이곳에서 제주도가 보여서 영상을 찍기도 했다.
하고수동 해수욕장
나는 우도산호해변을 둘러보고 나서 하고수동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땅콩밭에 땅콩이 흐드러지게 달려 있었다. 땅콩을 실물로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길을 걷는데 돌담길에 제주도 특산물로 유명한 고사리가 엄청 많이 널려 있었다. 이게 돌담을 따라 자라고 있는 건지 채취해서 말리고 있는 건지 몰랐다. 고사리를 생으로 본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었다.
우도 읍내가 위치한 중심에는 우도8경을 안내하는 관광안내도가 있었다.
한 20분 정도를 걷자 하고수동 해수욕장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었다.
이 그린마트가 보이면 거의 다 온 것이다.
바다쪽으로 향하자 바람이 점점 강하게 불어왔다. 우도는 제주도보다도 더 바람이 강하고 멈출 기미가 없이 불었다.
웬 흑염소 2마리가 한가하게 풀을 뜯어 먹으며 따스한 햇살 아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길가에 카페가 있었는데 이국적인 식물과 함께 핑크뮬리가 심어져 있었다.
드디어 하고수동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하고수동 해수욕장은 우도산호해변과 달리 일반 모래로 이뤄져 있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함께 구름이 떠 있는 하늘이 어우러져 보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는 바람을 맞으며 한동안 서서 바다를 바라봤다.
여느 해수욕장처럼 인스타그램 업로드를 위한 포토존이 있었다.
현무암 암석과 어우러져 있는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서울에서 받은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갔다.
비양도
우도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비양도를 가기로 했다. 해안도로를 따라 걸으면 하고수동 해수욕장에서 약 10분 정도가 걸린다.
해안은 현무암 암석으로 계속 이어졌다.
우도에서 비양도로 이어지는 연륙도가 나왔다.
연륙도의 폭은 자동차 1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폭이었다. 그래서 한 대가 지나가면 한 대는 잠시 대기를 해야했다. 반면 전기차는 크기가 작아 무리없이 운행할 수 있었다.
길을 지나가다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바다가 너무 맑아 바닥까지 훤히 보였다.
비양도에 첫 발을 내딛자 마자 보인 것은 말이었다. 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었었다. 말의 크기는 작았다. 조랑말이나 과하마 정도의 크기였다.
비양도는 우도에 딸린 작은 섬이었다. 섬 크기는 한 바퀴를 도는데 30분 정도밖에 안 걸렸다. 소설 어린왕자에서 나오는 작은 별이 생각났다.
섬이 작아 실제 거주하는 사람은 없었다.
해안가에는 넓은 언덕 들판이 있었다. 바람이 거세고 바닷물 때문인지 다양한 식물은 볼 수 없었다.
바람이 엄청 거셌는데 텐트를 치고 백패킹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람 세기가 거의 텐트가 날아갈 정도였는데도 말이다.
거센 바람을 따라 멀리 해안에서는 파도가 크게 쳤다.
육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을 가져 멋졌지만 실제로 여기서 사는 것은 힘들어보였다.
봉수대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여기에 올라 사진을 찍기도 했다.
나도 이곳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봤다.
섬의 반대편으로 가자 유명한 식당이 있었다. 비양도 해녀의 집이라는 곳이었는데 조개구이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잡히는 어패류를 파는 것 같았다. 전복, 뿔소라 등이 보였다.
그런데 개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게 보였다. 나한테 와서 관심을 보이다가 흥미가 떨어졌는지 다른 쪽으로 갔다.
한쪽에서는 해녀들이 보였다. 물질을 마쳤는지 어구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멀리 비양도등대까지 이어진 길이 있었는데 가볼까하다가 뱃시간이 다가와서 이만 발길을 돌렸다.
우도쪽을 바라봤는데 우도 남단에 위치한 망동산과 소머리 오름이 보였다.
하우목동항
나는 다시 제주도로 가기 위해 하우목동항으로 향했다.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야자수들이 보였다.
우도의 모습을 마음 속에 저장하기 위해 천천히 걸으며 이곳 저곳을 둘러봤다. 만약 전기차를 대여해서 다녔다면 우도의 구석구석에 있는 고즈넉한 풍경들을 못 보고 지나쳤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하우목동항 선착장에 와서 뱃시간을 살펴봤다. 내가 예상한 대로 곧 배가 출발할 예정이었다. 하우목동항에서는 1시간마다 제주도로 도항선이 운행한다.
선착장에는 내가 탈 우도사랑 2호가 대기하고 있었다. 아까 타고 왔던 배보다 크기가 컸다.
배를 타기 전에 승선표와 승선신고서를 제출하고 승선했다.
도항선이 아까 것보다 커서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도를 떠나야한다는 사실이 야속했다.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다음 일정이 있어 어쩔 수 없었다.
배의 최상단에는 구명조끼와 구명정이 있었다.
아까와 달리 야외 벤치도 있었다.
멀리서 배 2척이 연속으로 왔다. 내가 아침에 타고 왔을 때보다 많은 승객들이 타 있었다. 나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도로 오는 것을 보자 아침 일찍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이 너무 많으면 좋은 풍경이라도 안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들은 왔고 나는 떠났다.
배는 시간이 되어 하우목동항을 떠났다.
어떤 아저씨는 2,000원을 주고 구입한 새우깡을 갈매기한테 줬다. 갈매기가 다가오지 않자 던져주니 잘 받아 먹었다.
우도가 점점 멀어졌다.
배 안에는 승용차들이 꽉 차 있었다. 물론 고박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성산일출봉이 점점 다가왔다.
아침에 우도로 향할 때보다 바람의 세기가 작아져 그렇게 많이 불지는 않았다. 파도도 크지 않아 흔들림도 적었다.
도항선은 어느새 성산포항에 도착해 있었다. 선원은 배를 선착장에 단단히 고정시키고 나서 승객을 먼저 내리게 했다. 나는 배에서 내려 다음 목적지를 향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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