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보통 사람은 나이가 먹어가면서 입맛이 변한다. 나도 어렸을 때 설렁탕 같은 국밥에 채썰은 대파가 들어가는 것을 너무나 싫어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채썰은 대파를 넣지 않으면 맛이 안 나서 먹질 못한다.
군것질 역시 그렇다. 어릴 때는 자극적인 것을 즐겨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할머니께서 좋아하시는 것을 나도 즐겨 먹게 됐다. 예를 들어 팥이 들어간 양갱이나 팥죽, 비비빅 등이다. 이상하게 팥이 들어간 팥빙수는 좋아했지만 양갱, 팥죽, 비비빅은 너무 어른들의 맛이라는 생각에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없으면 생각날 정도로 팥이 들어간 음식은 모두 좋아한다.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여름에는 단연 아이스크림이 최고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이스크림이 있지만 내가 먹는 아이스크림은 몇 종류로 한정되어 있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할 비비빅이 있다. 비비빅은 팥빙수를 아이스바 형태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다. 얼음, 팥앙금, 연유가 팥빙수의 필수 3종 세트가 아니겠는가. 비비빅은 팥빙수의 갖가지 재료들을 하나로 통합해 간단히 팥빙수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비비빅이 다른 아이스크림처럼 향료로 흉내만 낸 것이 아니라 진짜 팥 알갱이를 넣어 만들었기 때문에 좀 더 좋은 평가를 주고 싶은 아이스크림이기도 하다.
얼마 전 트로트 가수 이찬원이 이 비비빅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이 공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제부터 비비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빙그레 비비빅
빙그레에서 출시된 비비빅 아이스크림은 무려 1975년에 출시된 장수 아이스크림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른 재료를 이용해 다른 맛의 비비빅을 출시하기도 했다. 인절미맛, 흑임자맛, 단호박맛이 그것이다. 어른 입맛의 끝
비비빅의 포장은 변함 없이 검정색 배경에 초록, 빨강색 폰트의 상품명으로 되어있다. 영어로는 RED BEAN ICE BAR로 되어 있다. 직역하면 ‘팥 아이스바’다.
비비빅의 총 내용량은 70mL이고 칼로리는 135kcal이다. 나트륨은 75mg, 당류는 17g이 들어있다.
가장 중요한 원재료를 보면, 당통팥이 20%가 들어있다고 나왔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일종의 팥과 시럽의 혼합물인 것 같다. 그 중에서 팥에 35%가 들어있다고 하니 전체로 따면 비비빅의 7%가 팥이라는 말이다. 많은 양도 아니지만 그렇게 적은 양도 아닌 것 같다.
포장을 벗겨 비비빅을 먹기 시작했다. 겉면에 알알이 박힌 팥들이 보였다. 비비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다른 아이스크림의 경우 실제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향료로 향만 내어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비비빅은 실제 팥을 넣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씹을 때 팥의 식감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또한 한 입 깨어 물고 알알이 박힌 팥을 볼 때면 보기만 해도 포만감이 들 정도다.
원재료에 혼합 분유가 들어갔다고 되어 있는데 결국 아이스바 형태로 된 팥빙수란 얘기다. 가끔 팥빙수가 생각날 때가 있는데 밖에서 사 먹으면 가격이 비싸고 그러자고 집에 해먹자니 번거롭다. 이럴 때 비비빅 하나면 된다. 팥과 유제품의 조합으로 보급형 팥빙수를 즐길 수 있다.
무더위가 찾아오는 여름이 시작됐다. 심한 더위에 몸과 마음이 지친다면 비비빅 하나로 잠시 휴식을 취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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