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원두커피가 대세인 요즘 커피믹스 커피를 마신다고 하면 왠지 촌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이제 커피믹스 커피는 더 이상 커피가 아니라 커피맛 음료가 되었다.
예전에 커피믹스가 나오기도 전인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던 시절에는 각 가정마다 위와 같은 커피통을 비치해 두고 각각 통에 인스턴트 커피, 프림, 설탕을 넣어 둔 다음 커피를 마실 때마다 스푼으로 컵에 덜어 뜨거운 물을 부어 마셨다. 추억 돋는 옛날 이야기다.
이때 마시던 인스턴트 커피는 무조건 위와 같은 맥심 오리지날 커피였다. 그리고 프림은 거의 대부분이 프리마였다. 이렇게 커피를 비치해 두고 손님이 오거나 가족끼리 있을 때 커피를 타서 마시면 최고의 티타임이 되었다.
그러던 중 커피믹스가 등장하면서 위와 같은 커피통은 사라지고 원두커피의 시대가 되면서 커피포트, 드리퍼, 캡슐커피가 이 공간을 차지했다.
특히 맥심 오리지날 커피는 황금빛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가 등장하면서 거의 종적을 감추다시피 하면서 사라져 갔다.
우리 집에서는 아직도 커피를 커피믹스로 즐긴다. 그러던 중 너무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만 마시는 것 같아 인터넷 쇼핑몰에서 다른 커피믹스를 찾아봤다. 그런데 예전에 마셨던 맥심 오리지날이 커피믹스 형태로 나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옛 생각이 나면서 오랜만에 맥심 오리지날을 맛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 없이 맥심 오리지날 커피믹스를 주문했다.
맥심 오리지날 커피믹스
며칠 뒤 배송이 도착했다. 이 붉은 빛의 맥심 오리지날을 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물론 황금빛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와 비교해 강렬한 색상에 압도되었다.
칼로리는 스틱 1개당 50kcal이고, 당류는 6g 정도 되었다.
밑에 개봉구를 열어서 커피믹스 스틱을 꺼내봤다. 스틱마저 강렬한 빨간색이었다. 스틱만 봐도 커피에서 강렬한 맛이 날 것 같았다.
나는 맥심 오리지날이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와의 차이점 궁금해 원재료를 비교해봤다. 역시나 차이는 커피 원두에 있었다. 모카골드 마일드의 커피원두는 온두라스산, 콜롬비아산인데 비해 오리지날은 베트남, 페루, 브라질산 등이라고 되어 있었다. 물론 원산지만 쓰여 있어 어떤 품종인지 어떤 비율로 블렌딩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원산지만은 확실하게 달랐다.
드디어 맥심 오리지날 커피믹스를 뜨거운 물에 타서 마셔봤다. 모카골드 마일드와 다른 날카로운 맛이 입 안에 맴돌았다. 모카골드 마일드가 부드러운 맛이 풍성하게 있었다면 오리지날은 날카로우면서 쓴맛이 좀 더 강했다.
솔직히 말하면 모카골드 마일드보다 전체적으로 풍미가 약했다.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이었을까. 아니면 모카골드 마일드에 길들여져 그렇게 느낀 것일까. 예상했던 맛이 아니어서 실망했다.
생각해보면 오리지날 커피믹스보다 모카골드 마일드 커피믹스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더 많이 팔린다. 그만큼 사람들이 모카골드 마일드를 더 선호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뜻은 모카골드 마일드가 오리지날보다 맛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추억이 담긴 장소를 성인이 되었을 때 다시 찾으면 왠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처럼 나 역시 오랜만에 마주한 맥심 오리지날은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그래도 그 뒤로 맛있게 마시기는 했지만 밀려오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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