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저번에 할머니께서는 치매 선별검사를 받으셨다. 치매 선별검사는 MMSE-DS 치매 선별용 간이정신상태검사를 통해 해당 어르신께서 인지저하가 있는지를 판단하여 다음 단계인 치매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를 판별한다.
할머니께서는 선별검사를 통해 나온 점수가 MMSE-DS 진단검사 의뢰 점수 미만으로 나와 인지저하자로 분류가 되셨다. 그래서 이번에 치매 진단검사를 받게 됐다. 아직 완전히 치매 판정이 나온 것은 아니다.
치매 진단검사는 선별검사처럼 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되었다.
1차 진단검사
진단검사는 선별검사와 달리 사전 예약 후 방문해야 한다. 우리는 불광보건분소 치매안신센터에 전화를 하여 할머니의 치매 진단검사를 예약했다. 직원은 오전에 예약을 잡아주겠다고 했다. 오전에 할머니를 대상으로 신경심리검사를 하고 오후에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가 있을 거라고 했다. 뭔가 복잡하게 느껴졌다.
진단검사 날이 되고 할머니를 모시고 불광보건분소 치매안신센터를 방문했다. 직원에게 우리가 왔다고 말했다. 주의할 것은 진단검사를 받으러 갈 때 피검사자의 주민등록증과 주민등록등본을 지참해 가야 한다. 그래야 발품을 덜 팔 수 있다. 이유는 밑에서 자세히 밝힐 것이다.
오늘도 저번처럼 잠시 대기하다가 직원이 와서 할머니를 모시고 상담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족들이 할머니와 같은 공간에 있지 못하게 했다. 검사자인 직원과 피검사자인 할머니와의 1:1 검사가 시작됐다. 직원은 진단검사가 선별검사와 다르게 약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저번에 선별검사가 끝나고 나서 직원은 할머니의 인내심이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이 중간에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했었다. 나는 검사가 잘 진행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상담실 문에 귀를 기울여봤다. 직원은 할머니께 인지 능력을 평가하는 질문과 현재 감정 상태 등을 묻는 질문들을 했다. 할머니의 청력이 안 좋아 직원은 목소리를 높여 질문을 했다.
진단검사에서는 피검사자에게 치매척도 검사, 치매신경인지검사(SNSB Ⅱ), 노인우울척도검사(GDS-K), 일상생활척도 검사 등을 실시한다고 한다.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정확한 치매 판정을 위해 긴 시간 동안 여러가지 평가를 한다고 했다.
드디어 할머니께서 검사를 다 마치셨다. 표정이 매우 힘들어 보이셨다.
직원은 1차 진단검사가 다 끝났다고 했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오후에 신경과 전문의 선생님께서 진료를 봐 주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후에 올 때 할머니의 주민등록등본을 떼어가지고 오라고 했다.
할머니를 치매안심센터에서 모시고 나와 주민센터에 들러 주민등록등본 1부를 발급 받았다.
2차 진단검사
오후에 시간을 맞춰 치매안심센터에 도착했다. 직원에게 우리가 왔다고 말했다. 직원은 신경과 선생님께서 진료 중이시니 잠시 대기하라고 했다. 오후가 되니 치매안심센터에 어르신들이 꽤 많이 계셨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 우리 차례가 되었다. 할머니를 모시고 들어갔다.
진료실 안에는 서울시립 서북병원에서 나오신 마은주 신경과 선생님께서 계셨다. 오전에 받은 진단검사 결과를 토대로 할머니의 상태에 대해 말했다. 검사 결과를 보더니 할머니께서 정상 수준에 비해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지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할머니께서 병원에 입원 전에 어떠셨는지 물었다. 약간의 건망증이 있긴 했는데 입원 후에 급격히 상태가 안 좋아지셨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할머니께 입원 하셨을 때 주치의 선생님 얼굴이 기억 나는지를 물었는데 할머니께서는 잘 기억이 안 나신다고 했다. 또한 전화번호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잘 기억이 안 나신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은 좀 더 확실히 치매 판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MRI를 찍어봐야 한다고 했다. MRI까지는 찍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원인확진검사 지원
진료실을 나오니 직원이 우리에게 해야 할 것에 대해 설명해줬다. 지금까지 할머니께서 받으셨던 선별검사와 진단검사는 무료로 진행이 되었지만 MRI 등 각종 검사를 하는 원인확진검사는 본인부담금을 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총 검사비 중에서 8만원 정도가 지원된다고 한다. 그런데 8만원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소득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일 때 지원금이 나온다고 했다. 따라서 아까 요청한 주민등록등본을 제출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전화를 걸어 의료보험 자격확인(통보)서와 건강보험료 납부내역서, 의료보험증을 치매안심센터 팩스로 지금 송부해 줄 것을 요청하라고 했다.
복잡하지만 정리해보면, 할머니의 치매 판정을 위해 MRI와 혈액검사 등 원인확진검사를 하는데 8만원이 지원된다고 한다. 하지만 8만원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소득요건이 충족돼야 하므로 이를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필요 서류를 송부해줄 것을 요청하라는 말이었다.
그렇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전화를 하여 필요 서류들을 요청했고 곧 치매안심센터로 송부가 되었다. 그러자 직원은 확인이 됐다고 하면서 내일 있을 원인확진검사에 지원금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와 같은 종이를 주면서 할머니를 모시고 서울시립 서북병원을 방문하여 원인확진검사를 받는 방법에 대해 알려줬다. 할머니 담당은 서북병원의 마은주 선생님이기 때문에 진료 스케줄을 보고 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신청하라고 했다.
치매 치료관리비 지원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직원은 치매 판정을 받게 되면 진료비와 약값이 지출되는데 이것 역시 지원이 된다고 했다. 할머니의 치매 진료비와 치매약 비용이 지원되는 것이다. 통칭하여 ‘치료관리비 지원’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소득 요건이 중위소득 120% 이하였다.
원인확인검사와 별도로 치매관리비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또 다른 필요 서류를 제출해야 했다. 위 사진에 나와 있는 것처럼 제출할 서류가 많았다. 하지만 진단서와 처방전은 전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해서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나머지 의료보험 자격확인통보서,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할머니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통장 사본, 신분증 등을 가지고 치매안심센터로 방문해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직원은 불광보건분소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치매 환자와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을 상대로 치매 가족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했다. 시간이 되면 치매안심센터에 방문을 하여 교육을 받는 것도 좋을 거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할머니와 기나긴 하루 여정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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