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몇 년 전부터 수입맥주 붐이 불면서 국산맥주의 인기는 점점 떨어져 갔다. 수입맥주에 비해 밋밋한 국산맥주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이를 외면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사실 수입맥주가 국산맥주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맛을 내는 것은 맞지만 우리나라 음식과 어울리는 맥주는 국산맥주가 맞다. 서양의 경우 맥주가 그 자체로 음식이라는 인식 때문에 음식과 곁들어 먹기보다는 맥주 자체만 즐기는 경우가 많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치맥, 피맥이라는 단어에서 보듯 맥주를 어떤 음식을 먹을 때 곁들어 마시는 인식이 더 강하다. 맥주 자체를 즐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물론 요즘 수입맥주와 수제맥주가 등장하면서 맥주 자체를 즐기려는 사람이 늘긴 했지만.
아무튼 우리나라 음식과 곁들어 먹기에는 개성이 강한 수입맥주보다는 국산맥주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컵라면을 사러 편의점에 들렀다가 맥주코너를 둘러보게 됐다. 다양한 수입맥주가 많았지만 그날따라 국산맥주가 마시고 싶어서 4캔에 10,000원에 판매하는 카스 프레시 맥주를 구입했다.
카스 프레시 맥주
카스 프레시 캔맥주는 파란색을 배경으로 되어 있어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였다.
영어로 JUST MADE가 쓰여 있었는데 ‘갓 만들었다’라는 뜻이다. 그 밑에는 ‘생맥주 공법으로 갓 만든 신선한 맛을 경험해 보세요’라고 쓰여 있었다. 아마 수입맥주의 공세로 국산맥주를 멀리하는 한국 소비자를 겨냥해 생맥주 공법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것 같았다.
원료명에는 맥아, 전분, 호프펠렛, 호프추출물 등이 보였다. 국산맥주가 밋밋한 맛을 내는 원인으로 맥주를 만들 때 넣는 전분을 지목하는 목소리가 많다. 원래 맥주는 물, 맥아, 호프만으로 만들어야 진한 맛이 나지만 한국의 주세가 원가의 72%이기 때문에 원가를 낮추기 위해 맥주에 전분을 넣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국산맥주를 외면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카스 프레시를 잔에 따랐다. 황금빛 빛깔이 더욱 맥주를 맛있게 보이게 했다.
맥주를 마셨다. 카스만의 톡 쏘면서 청량감 있는 시원한 맛을 선사해줬다. 사실 식사 때 오징어볶음을 해먹었는데 칼칼한 음식에는 카스 같은 맥주가 당겨서 같이 먹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 나의 경우는 수입맥주보다 국산맥주가 입에 더 맞다. 수입맥주의 경우 홉의 향 때문에 한국 음식과 같이 먹기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국산맥주는 그렇지 않아서 좋다. 좋은 의미건, 나쁜 의미건 국산맥주는 성인용 콜라라고 말하고 싶다. 콜라와 맞는 음식은 국산맥주와도 잘 맞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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