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법주 <화랑> 냠냠 후기 – 최고의 가성비 청주 1,000원

들어가면서

술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양조주증류주다. 양조주는 과일이나 곡물, 우유 등을 발효시켜 마시는 술이라면 증류주는 발효된 양조주를 물과 알코올의 끓는점 차이를 이용해 알코올만 추출하여 만든 높은 도수의 술이다. 쉽게 말해 양조주는 막걸리, 증류주는 양주를 생각하면 된다. 물론 여기서 세부적인 술의 종류는 각각 파생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소주는 타피오카나 감자 등을 이용해 발효시킨 다음 알코올 주정만을 뽑아내어 물을 넣어 희석시킨 다음 단맛이 나는 인공감미료를 첨가하여 만든다. 반면 우리 고유의 전통주인 안동 소주의 경우 쌀을 이용해 정성스럽게 술을 담은 다음 소주고리를 통해 증류시켜 만들기 때문에 향과 맛이 살아있다. 때문에 일반 소주에서는 전통주에서 느낄 수 있는 술 고유의 향과 맛은 없어지고 과학 실험할 때 맡았던 알코올 냄새가 날 뿐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대량생산을 통한 저가 전략과 높은 주세 때문이다. 양조주인 맥주, 막걸리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술 또한 음식이라는 인식을 가진 해외에서 소비되는 와인, 사케, 백주, 위스키, 꼬냑 등을 생각하면 우리가 마시는 소주와 맥주는 인스턴트 음식과도 같다.

그렇다고 정성이 들어가고 맛과 향이 좋은 전통주를 마시려고 하면 소주, 맥주 몇 배인 가격에 놀라게 된다. 흔히 말하는 전통주 명인들에 의해 소규모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의 술을 마시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던 중에 시중에 판매되는 술 중에 이러한 점을 살린 술을 발견했다. 바로 경주법주에서 나오는 화랑이라는 술이다. 화랑을 구체적으로 분류하자면 청주다. 쌀과 누룩으로 술을 담은 후에 용수와 무명천 등으로 맑게 거르면 청주가 된다. 만약 술을 거르지 않고 물을 더 부어 체에 거르면 막걸리가 되는 것이다. 아무튼 화랑은 맑게 거른 청주다. 또한 화랑은 찹쌀과 누룩을 만들어 전통방식을 고수하면서도 대량생산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화랑을 구입해서 마셔보기로 했다.

경주법주 <화랑>

마트에 들러 100mL짜리 미니어처 크기의 화랑을 단돈 1,000원에 구입했다.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앙증맞은 크기였다.

술병 앞면에는 100% 국산 찹쌀을 사용했다고 나와 있었다.

뒷면에는 화랑이 경주법주㈜에서 출시되었다고 나와 있었다. 참고로 경주를 대표하는 전통주는 교동법주다.

에탄올 함량은 13%로 나와 있었다. 소주보다는 낮았다.

원재료명엔 찹쌀(국내산), 누룩 등이 들어 있었다.

또한 살균약주라고 되어 있는데 우리 전통주는 담은 상태에서는 효모들이 살아 있어 계속 발효를 하여 가스가 증가하고 술맛을 시게 만든다. 그래서 살균처리를 해서 술의 발효를 더 이상 못하게 막은 것이다.

유리잔에 술을 따라봤다. 약간 누르스름한 빛깔이었다. 향과 빛깔은 제사 때 쓰이는 백화수복 같은 술과 비슷했다.

참고로 나는 냉장고에 넣었다가 차갑게 마신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서 따뜻하게 마신 적이 있는데 술의 향이 강해져 부담스러웠다. 차갑게 마시는 게 나한테 더 맞았다.

술은 달달했다. 그러면서도 끝맛에서 신맛이 올라왔다. 우리의 전통주는 복합 발효라고 하여 쌀의 녹말을 당화 과정으로 분해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당을 누룩의 효모가 섭취하여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면서 술을 생성된다. 알코올이 생성되면서 대부분의 잡균이 죽지만 살아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젖산이다. 이 젖산은 술에서 신맛이 나게 하는 요소다. 술이 계속 발효가 되면 술에서 식초가 되는 것이다. 아무튼 우리 전통주는 단맛과 신맛의 조화를 이루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아까 위에서 원재료명에 젖산이 들어가 있었는데 아마 대량생산의 특성상 우리 전통주의 신맛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인위적으로 약간의 젖산을 넣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렇게 해서 화랑에서 단맛과 더불어 끝맛에서 신맛이 나게 한 것이다. 대량생산 체계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내가 화랑에 대해 좋은 평가를 주고 싶은 것은 바로 국산 찹쌀누룩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판매되고 있는 막걸리의 경우 대부분이 외국 팽화미나 밀가루에 일본식 누룩인 입국과 인공감미료를 넣어 만들어 뒷맛이 개운치 않다. 하지만 화랑은 국산 찹쌀로 술을 빚고 맑게 걸러서 그런지 술맛이 깔끔하고 다음 날에도 숙취가 없다. (개인적인 경험이다.)

화랑이 소주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그만큼 충분히 값어치가 있는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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