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마지막 건축 – 광통관 우리은행 야경 풍경 (종각 청계천)

들어가면서

퇴근을 할 때 청계천 광교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온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길 건너편을 보면 오래 전에 지은 건물 하나가 조명에 비춰져 과거로 돌아간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바로 광통관 우리은행 종로금융센터다.

가뜩이나 몸과 마음이 지친 퇴근길에 콘크리트와 유리 외관으로 쭉쭉 뻗은 건물들이 즐비한 종로는 나의 심신을 더욱 억누른다. 하지만 그런 건물 숲 사이에서 2층짜리 광통관 우리은행은 단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외관에 볼수록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런 광통관 우리은행을 그냥 눈으로만 보기엔 그래서 틈날 때마다 사진을 찍었다.

광통관

광통관(廣通館)이라는 이름은 청계천 광통교에서 나왔다. 현재 광통관 우리은행 위로 청계천이 흐르고 있고 광교라는 다리를 통해서 북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이 광교의 옛 이름은 광통교 또는 대광통교다. 하지만 실제 옛 광통교는 현재 광교의 서쪽 부분으로 옮겼고 현재 광교는 차량 통행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다리다. 이러한 옛 광통교 인근 지역을 광통방이라고 했다.

아무튼 광통관은 이러한 이유로 이름이 지어졌다. 현재 위치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다.

사진= 현대사 디지털아카이브 홈페이지

광통관 우리은행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 점포라고 한다. 1909년 당시 대한천일은행의 본점 건물로 준공되었다. 벽돌과 화강암 등을 이용하여 지어졌고 돔 부분은 바로크풍의 쌍 돔 형식으로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1914년 화재로 인해 소실되었고 이듬해 복구하였지만 돔 부분을 비롯한 여러 부분이 원래보다 많이 변형되었다.

서울에는 광통관처럼 구한말,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 몇몇이 아직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은행, 서울역, 신세계 백화점 등이다. 이들 건물은 광통관보다 훨씬 많이 사람들에게 알려진 건물이고 오래된 건물로 인식되지만 광통관은 관심 있는 사람을 제외하곤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 속 나만의 시간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광통관의 매력은 붉은 갈색 벽돌과 석재 외관의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광통관의 벽돌은 현재 우중충한 연립주택 벽돌에서 찾아볼 수 없는 고풍스런 느낌을 자아낸다. 궁궐 서까래의 단청색과도 비슷하다. 이러한 벽돌과 석재, 그리고 상부의 돔과 어우러져 이국적이면서도 서울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더욱이 높디 높은 서울 빌딩 숲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니 광통관의 매력은 한층 더 높아진다.

광통관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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