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얼마 전 비도 오고 그래서 부침개를 해 먹자고 가족들에게 말했더니 좋다고 했다. 집에 있던 녹두를 불리고 숙주와 돼지고기 등을 준비하여 녹두 부침개를 해 먹었다.
부침개를 먹는데 막걸리가 빠질 수 없었다. 슈퍼에 가서 막걸리를 고르는데 처음 보는 막걸리를 보게 되었다. 서울 생生 막걸리라고 쓰여 있었다. 그동안 마셨던 서울 장수 막걸리는 아니었다. 모양도 초록색 병에 담겨 있어 장수 막걸리와 비슷했다.
왠지 장수 막걸리와 맛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래도 맛이 궁금하여 구입해 보기로 했다. 가격은 장수 막걸리와 같았다.
서울 생生 막걸리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서울 생生 막걸리는 서울 生 주조에서 제조되는 막걸리였다. 서울 장수 생 막걸리는 서울탁주제조협회에서 제조되는 막걸리다. 서울 생生 막걸리와 서울 장수 생 막걸리는 엄연히 다른 막걸리였다.
서울 생生 막걸리는 위와 같이 생겼다. 초록색 병으로 되어 있었는데 이는 얼마 전까지 서울 장수 막걸리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초록색 병과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무색 병으로 바뀌었다.
표지에는 한문으로 生(생)이라는 글씨가 크게 쓰여 있었고 옆에는 효모균이 살아있는 생막걸리라고 나와 있었다. 예전에는 막걸리의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살균 작업을 했는데 이제는 효모균을 살려놓음으로써 제대로 된 막걸리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
뒷면에는 서울 생生 막걸리에 대한 정보가 나와 있었다. 에탄올 함량은 6%였고 유통기한은 냉장보관시 제조일로부터 10일까지라고 되어 있었다. 그 이상이 되면 효모균에 의해 발효가 계속 되어 술이 시어진다.
원재료에는 외국산 쌀과 팽화미가 들어 있었다. 이외로 발효를 돕는 곡자 이소말토올리고당, 조제종국 효모 등이 들어가 있었고 감미를 위해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등이 들어가 있었다. 사실 제대로 된 막걸리는 쌀, 누룩, 물 만으로 발효시켜 곡물로부터 당화된 단맛이 나야 하는데 대량생산되는 요즘 막걸리 특성상 이런 인공감미료를 넣을 수밖에 없다.
부침개를 완성해서 서울 생生 막걸리와 함께 먹었다. 서울 생生 막걸리의 맛은 솔직히 장수 막걸리와 별 차이가 없었다. 다만 단맛이 좀 더 많이 나는 것 같았다. 장수 막걸리가 약간 텁텁한 맛이 난다면 서울 생生 막걸리는 단맛이 강하고 목넘김이 좋았다. 그야말로 술이 술술 넘어가는 것이다.
물론 아스파탐 같은 인공감미료의 인공적인 단맛이 혀에 찝찝하게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비 오는 날에 맛있게 부침개와 막걸리를 마실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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